‘유다의 배반과 베드로의 배반은
오래 전부터 나에게 주어지는 거울이 된다. 이것을 나는 ‘비춰보는 삶’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누구에게나 무엇을 통하여 보는지도
중요하며, 무엇에 빗대어 보는지도 중요하다. 그런데 예수님의
얼굴과 마음에 비춰보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신을 배반할 자를 앞에 놓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기도와
마음이 있었는지 미루어 짐작해보는 것뿐이지만 ‘죄인의 회개와 용서를 더욱 바라시는 하느님 나라의 기쁨’을 바라보게 이끄시는 주님의 얼굴을 마주할 때다.
흔히 배신과 고통은 가까운 사람에게서 나타난다고 했다. 그런데 이 말이 나에게 비수처럼 다가와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
순간 ‘내가 주님이냐?’라고 되물어야 한다. 나는 나의 약점과 과거를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어둠 속에서는
바라볼 것이 없다. 오히려 더욱 어두움으로 빠져들 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에 비춰보아야 할 것인가? 돌아온 탕자의 모습처럼 두려움을 이기고 아버지의 사랑에 나 자신을 비춰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