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Prayer_contemplation 차 신부님의 사순절 묵상집 – 사순 제4주일(4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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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빛과 어둠 속에서 명료하게 보기


      시나이를 거쳐 예루살렘으로 들어가 베들레헴이라는 곳에 이르러서의 나의 감정은 극에 달했었다. 예수님이 태어나신 자리에 세워진 성당에 들어가 입맞춤을 할 때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벌써 10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그 때의 감동은 성지에 서 있다는 자체, 예수님께서 생활하시고 수난 당하시고 죽으셨다고 부활하신 곳에 함께 있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나는 ‘왜 이곳에 와 있는가? 나는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세상 속에서 예수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원하시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밀려들었다. 그리고 “주님 당신을 볼 수 있게 도와주소서. 더욱 분명하게 당신의 뜻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라고 기도하게 되었다.

      오늘 소경을 통해서 무엇을 보고 싶어 하고 있으며, 무엇을 보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보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묵상하게 된다. 아인슈타인의 자화상이라는 글을 나눠보자.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우리는 거의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아니다. 종일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가 물에 대해 무엇을 알겠는가? 괴롭고 즐거운 일은 외부에서 비롯되지만 힘든 일은 자기 자신에게 비롯된다. 나는 대체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 그 일로 많은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은 민망한 일이다. 물론 나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날아온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나를 맞히지는 못했다. 어쩌면 그것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또 다른 세계에 속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젊은 시절은 고통스러웠지만 노년에는 유쾌하기까지 한 그런 고독 속에 살고 있다.”

      내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자주 눈이 멀어가고 있으며, 때로는 외면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해서 점검해야 할 때다. 물론 한계적 상황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모든 것에 다 신경을 쓸 수는 없겠지만 내 삶에서 하느님의 뜻을 얼마나 받아들이고 살아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소경을 통해 주어진 것은 예수님의 기적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시려는 생명, 그 자체였음을 보아야 한다.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기적은 소통에 대한 것이었고, 성서적인 표현으로는 하느님의 손길에 의한 치유를 전해주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세상의 빛으로 오셨다는 것을 말씀하신다. 이 빛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시기 위해서 그분은 당신의 사명을 살아가셨다. 그러나 마음이 굳은 사람들은 장님이 되어왔기에 빛을 받아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죄는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빛 속에서 주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어둠 속에서도 방황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믿음을 얻게 된다. 내가 주님을 따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주님의 계명과 말씀의 빛을 덮고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기도)

      세상의 빛이신 구세주 예수님, 모든 순간에 저를 보호하시고 이끄시는 빛이 되어주소서. 제가 어둠의 행실과 그림자들을 선택하게 될 때 저를 일깨워주시어, 당신 안에 있는 세상의 빛으로 명확하게 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나는 이 세상을 심판하러 왔다. 보지 못하는 이들은 보고, 보는 이들은 눈먼 자가 되게 하려는 것이다.’ 예수님과 함께 있던 몇몇 바리사이가 이 말씀을 듣고 예수님께, ‘우리도 눈먼 자라는 말은 아니겠지요?’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가 눈먼 사람이었으면 오히려 죄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너희가 우리는 잘 본다하고 있으니’, 너희 죄는 그대로 남아 있다.”(요한 9,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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