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Prayer_contemplation 차 신부님의 사순절 묵상집 – 사순 제1주일(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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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자유의지의 정원


      자신은 없으면서 정원이나 텃밭을 꾸밀 생각을 해본다. 게으름과 시간 없음을 핑계로 내세우지만 생명을 가꾸고 풍요롭게 꾸민다는 것과 그곳에서 체험하게 되는 신비를 맛보기 위한 유혹을 같이 느낀다. 마치 시험 없는 학교생활과 강론 없는 미사를 꿈꾸는 맹랑함이라고 할까? 어디 이것뿐이랴. 통장을 처음 적립하던 시간부터 어느 정도 돈을 저축했을 때 갖게 되는 생각과 더욱 축적하고 싶은 생각의 충돌과 같은 간단한 것부터 욕심과 이기심의 유혹과 선택과 자유의지에 의한 정원 가꾸기를 시작해보는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날이다.

      우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창조 능력으로 온갖 나무를 만드셨다. 그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풍성한 것이었다는 것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런데 그 가운데 생명나무는 매우 어려운 손길이 필요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운명을 건 도박으로 초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어떠했을까? 이슬람교도의 전승에 의하면 이것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가 있다.

      태초에 하느님은 자유 의지를 창조하셨다. 그것은 창조물이 그들의 창조주와의 거룩한 유대를 기억하거나 망각하는 능력이었다. 하느님께서는 이 새로운 선물을 처음에는 산들에게, 그 다음에는 하늘에게, 그 다음에는 땅에게 주셨다. 그들은 모두 그것을 거절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인류에게 제안하셨다. 그것은 신적 의지를 선택하거나 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류였다. 인류 혼자만이 결정적인 대답을 하였다. “물론이지요, 왜 거절해요?” 우리가 알고 있듯이 역사는 이 부주의한 대답에 의하여 진행되었다.

      그러나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아는 나무는 무수한 문제들과 함께 여전히 좋은 것을 만들어왔다. 그러기에 우리의 뜻대로 기른 어수선해진 나의 정원보다는 나 자신을 포기하고 주님의 뜻대로 그것을 돌보는 것이 더욱 좋을 것이다. 그것은 자유의지가 더 이상 인류의 저주가 아님을 알려주는 것이다. 나 자신을 자주 가지치기 하고 주변을 규칙적으로 청결하게 청소하는 것이며, 필요하다면 물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자기에게 관대한 것과 교만과 이기심과 권력을 거절하는 것이다. 결국 이 세상을 제대로 꾸미기 위해서는 우리의 구원자의 뜻과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세상은 육의 욕망과 자신의 방종, 눈의 욕망, 누군가를 지배하기 위해서 권력을 행사하는 왕국, 생활의 자랑, 사탄이 요구하는 그리스도의 기적적인 행위들에 대한 바보 같은 제안들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악마의 손길에 휘둘리지 않도록 주의를 경계하기 위하여 주님께 더욱 의지해야 한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성령의 이끄심으로 광야의 유혹에서도 제자들이 사랑하는 그분의 스승과 함께 있을 때도 시험을 당하셨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면서 축복을 체험하며 우리에게 맡겨진 정원을 진정한 자유의지로 가꿔 나가자.



      (기도)

      주님, 당신의 크신 자비에 감싸 있는 생활을 누린다면 더 이상의 죄는 없습니다. 어둠의 행실을 버리고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우리가 해야 할 다음 단계의 선행을 실천하게 하소서. 제가 살아 있는 동안 이것을 기억하게 도와주시고, 제가 마지막 숨을 내쉴 때에도 이것을 기억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당신과 함께 시작된 삶을 영위하게 하소서.


      “주 하느님께서는 보기에 탐스럽고 먹기에 좋은 온갖 나무를 흙에서 자라게 하시고, 동산 한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자라게 하셨다.”(창세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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