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Prayer_contemplation 차 신부님의 사순절 묵상집 – 사순 제1주간 수요일(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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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죄책감과 부끄러움 속에서 하느님을 깨닫기


      기다림과 소생의 시간을 체험하기까지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대단하다. 그러나 전설의 새 피닉스도 우선은 불 속에서 자신을 죽여야 한다. 그 이후에 그 재 속에서 다시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다. 지난 재의 수요일 이후에 우리의 이마에 얹었던 재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면서 회개의 하루가 더욱 깊어지기를 바란다.

      악한 세대라는 표현을 듣게 된다면 그것은 성경에서의 모습일까? 아니면 지금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세상의 모습일까? 세계 어느 곳에서든 전쟁과 폭력과 그와 유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지구의 온난화를 가중시키고 있고, 긴장과 편견과 부정이 가득한 사회는 다른 은하계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기서 묵상하게 될 내용으로 죄책감은 우리 자신이 행한 어떤 결과에 대한 직접적인 느낌이라면, 부끄러움은 자신에게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가족, 나라 도는 지구 전체에까지 미치는 감정이다. 그런데 이 상황 속에서 하느님을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을 니네베의 왕과 백성들을 통해 일깨워주신다.

      니네베 사람들과 왕은 요나의 설교를 듣고 전적인 회개로 믿을 수 없는 구원을 성취하게 된다. 만약 요나의 이야기가 오늘 나에게 주어진다면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려는 것은 구체적인 우리의 삶 속에서 악의 의인화로 표현된 여러 가지 유혹들을 벗어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악마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그것을 깨닫지만 우리에게 끊임없는 의문과 요구를 부추기며 하느님을 시험하게 한다는 것이다.

      지나간 이야기 중에 하나를 나눠보자. 어떤 사람이 소방관의 목소리를 통하여 집을 떠나라는 소리를 들었다. 댐이 무너지고 홍수가 덮쳐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사람은 ‘하느님께서 나를 보호해 주실 거야.’라고 말하면서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물이 불어나자 그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 때 지나가던 보트의 구조원이 보트에 옮겨 타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다시 ‘하느님께서 나를 보호해 주실 거야.’라고 말하며 거절했다. 마침내 그는 지붕위에 올라갔다. 그는 자신 위에서 낮게 사다리를 내려 구조하려는 헬리콥터을 보았지만 이전에 그랬듯이 외면하였다. 결국 그는 물에 빠져 죽었고, 하느님 앞에 도착했다. 원망에 찬 그 사람은 하느님께 “왜 나를 보호해주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나는 너에게 경고를 했고, 보트를 보냈으며, 헬리콥터까지 보냈다. 무엇을 더 원하느냐?”라고 대답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 곁에서 당신의 말씀을 전해주신다. 그러나 자신의 선입견과 하느님에 대한 편견으로 인하여 이 모든 징표들로부터 장님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더욱 악한 모습으로 치닫지 않기를 기도한다.



      (기도)

      나의 다양한 환경 속으로 찾아오시는 하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하소서. 놀라운 기적과 체험에 심취되지 않고 늘 곁에서 함께 계시는 놀라움에 눈과 마음을 열게 하소서. 예수님, 당신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을 매 순간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도와주소서. 나에게 숨기고 싶고 어지러운 환경과 의심이 생길 때라도, 심지어 전혀 당신을 느끼지 못하는 순간에서도 당신의 현존에 의탁하게 하소서.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루카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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