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Prayer_contemplation 차 신부님의 사순절 묵상집 – 사순 제1주간 목요일(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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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내가 기도할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나기를 바라는가?


      세상에서 존재하는 모든 창조물들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자. 그들은 하느님의 완벽한 창조물들이다. 그런데 솔로몬의 노래처럼 인간만이 초라하고 걱정하는 존재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자연은 그 자체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완전한 피조세계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인간만이 자신의 부족함을 한탄하며 질투하고 죽이며 부족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본다. 그러기에 인간은 더욱 창조주에게 매달려야 하는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생각해본다.

      에스텔 여왕의 모습을 보면 어려운 상황에 선 가냘픈 소녀였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흔히 인간들은 자신들이 지구상의 최고의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에스텔 여왕은 오늘 가장 초라한 존재로 서게 된다. 아마도 그녀만이 제일 정확하게 자신을 발견한 존재가 아닐까? 그 당시 여자라는 제한과 더불어 이방 페르시아의 왕과 결혼 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이 살 수 있는 길은 그녀에게 주어진 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제 에스텔 여왕은 하느님께 전적으로 그리고 진실하게 기도한다. 물론 하느님께서 그녀만의 기도를 들어주시거나 활동하시지 않는다 하더라도 모든 희망을 하느님께 두었다. 결국 하느님께서는 이런 약함 속에서도 놀라운 일을 이루시는 분으로, 우리의 청을 거절하지 않으시는 분으로 나타난다. 나자렛 출신 마리아가 하느님의 은총과 뜻을 받아들여서 하늘의 여왕이 되신 것처럼 젊은 에스텔은 그녀의 삶 속에서 여왕이 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에스텔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말씀해주신다. 청하는 이들의 소원을 물리치지 않으시고 주시는 아버지에 대해서 알려주신다. 그렇다면 사순시기의 덕행 혹은 각자의 결심과 기본적인 요소들로 꾸며진 기도를 바칠 때, 우리 자신을 위해서 하느님께 무엇을 청하는지 떠올려보자. 이것은 단순하게 내가 무엇을 해서 얻어내는 보상이 아니다. 믿음 안에서 다가오는 전능하신 하느님께 대한 신뢰를 갖고, 예수님의 약속을 기다리는 것이다. 결국 단순하지만 믿음은 우리의 영역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 혹시 우리가 청하는 모든 것들이 그대로 혹은 즉시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하는 것이 된다. 왜냐하면 우리가 바라는 작은 부분을 위해서가 아니라 큰 그림을 바라보시는 하느님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들이 주님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믿고 바라는 순간 우리는 삶의 구석구석에서 주님의 응답을 얻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꾸준히 청해야 한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하는 것을 알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기도할 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진정 무엇인가?



      (기도)

      놀라우신 하느님이시여, 당신께서는 가장 낮고 가장 작은 곳에서 당신의 위대한 왕국을 보여주십니다. 나의 굳셈이신 주님, 저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답을 주소서. 내 영혼의 눈을 열어주시어 저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당신의 사랑을 바라볼 수 있게 하소서. 저의 믿음에 힘을 주시어 무엇이 일어나든지 당신 안에서 더욱 믿고 신뢰하게 하소서. 제가 청하는 것과 주님께서 주시고자 한 좋은 선물이 하나 되게 하소서.


      “저의 주님, 저희의 임금님 당신은 유일한 분이십니다. 외로운 저를 도와주소서. 당신 말고는 도와줄 이가 없는데 이 몸은 위험에 닥쳐 있습니다.”(에스 4, C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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