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과 계란

– 첫 마라톤 완주기 –

    – 나는 장애가 있다.    영혼의 장애가 있어 달리기를 시작한다.-

   2009.5.17(일) 07:00시. 날씨 쾌청, 아침기온 40도, 바람 5-10마일, 하늘은 푸른 바다.   시카고에서 80여마일 북서쪽에 위치한 Rockford 에서 열린 제2회 Rockford Marathon,   3,000여 달림이들이  Start Line에 선다.     다운타운 중심 출발지점엔 휴일아침부터 달림이, 가족, 인근 주민들로 인해 촌동네치곤 제법  잔칫날같이 법석이다. Start Line이 있는 Davis Park 주변에Rock 밴드의 뮤직이 울려 퍼지고, 여기저기서 달림이들이 구름처럼 모여든다.

   5월은 계절의 여왕!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Davis Park.    산들바람에 온갖 새들이 노래하고, 숫처녀같은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스타트 라인에 출발신호가 떨어진다. 수많은 연도주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남녀노소 모든선수들이 앞을  다투어 뛰쳐 나간다.  맨 뒤 그룹과 함께 발걸음을 옮긴다. 달림이들은 강물처럼 구비구비 흐르고, 다리아래  강물도 너울 너울 여유롭게 흐른다.

   인도로 망명한 티벳스님에게 온 세계의 기자들이 물었다.  어떻게 험난한 히말라야를 넘어 이곳까지 왔느냐 ? 하고. 이에 80대 노 스님은 말한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겨서 왔지요”

   푸르른 신록과 싱그러움, 온갖 봄꽃들이 향기를 뿜어내는 이렇게 좋은 봄날 !   // 숲은 온통 초록의 잔치다/땅에서 올라오는 풀들의 초록/나무들의 초록/내 마음의 초록/그래서, 내 기도도 내내 초록입니다// (해인수녀)
자, 이제 시작. 잘 되어야 할텐데… 마음으로부터 간절한 기도부터 바친다.  최고가 아닌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간절히..    옆에 보폭을 같이 맞추기로 한 한상도 사무엘, 이수일 마루치아노 형제, 우리 셋이선 서로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完走하자고 굳게 다짐한 사이다.   함께 기도를 바친다. 시작성가로  모짜르트를 고른다.  210번 “나의 생명 드리리(기쁜 마음으로)//나의 생명 드리니/주여, 받아 주시어/감사하는 맘으로/찬미하게 하소서//

   “더 천천히, 더 낮게, 더 가까이” 해외의 첫 지부인 시카고가마동 (가톨릭마라톤동호회)의 슬로건 대로 가자. 올림픽의 ‘더 빨리, 더 높이,더 멀리’ 가 아닌……  하지만, 공작의 깃털을 뽐내듯, 당당하게.. 우아하게..씩씩하게…달려보리라.  가마동 조끼속 Power Gel을 확인한다. 믿는 구석이라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그리고 우리에게 영혼의 양식을  넉넉히 채워 주실 배둘레햄 울 신부님(차 시메온) 밖에 없다.

   처음 3마일은 Warming Up,  5마일 가면 그땐 옛 스쳐간 여인들과의 추억 회상, 10마일 부터는 성가도 몇 곡조,묵주기도 몇백 단… 때로는 홧팅!을 위해서 Abba, Boa,소방차의 경쾌한.. 꿍따리샤바라의 넉두리도 주절주절 읊어대며, 5월 ‘성모님 성월’ 기도도 드리고, 15 마일 부터는 지나온 삶도 되 돌아 보고.. 그 다음 환각상태?를 달릴땐 이판사판.. 비장의 카드를 傳家의 寶刀처럼 차레차레 꺼내 보도록 구상한다.

   설계도 5:40분 목표로 26.2 마일을 가자면 ’13분/마일’이란 계산이다. 처음 3마일은 15분대로 시작하자. 봄 하늘의 흰 구름,  새소리, 그리고 온갖 봄꽃들과도 반가이 인사를 나누면서 그렇게 봄 소풍을 떠난다. 평소에 좋아하던 단어들을 떠 올린다.       겸손한 마음, 아름다운 마음, 기쁜 마음, 감사하는 마음, 기도하는 마음안에 해, 달,구름, 바람, 물소리, 새소리 그리고 꽃나비, 벌, 꽃향기, 구비구비 시냇물, 강물… //강과 산, 바람과 달은/ 주인이 따로 없다/ 욕심없고 맑고 향기로운 사람이면/사랑으로
안을 열린 가슴이면/ 누구나 江山風月의 주인노릇을 할수있다//(법정스님)

” 향기로운 마음”
향기로운 마음은 남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나비에게… 벌에게…. 바람에게….
자기의 달콤함을 내어주는 꽃처럼
소중함을… 아름다움을 베푸는 마음입니다. (읽은 글 중에서)

   走路 연도엔 남녀노소 동네 주민들과 선수가족이 강아지와 함께 응원도 하며 축제를 즐기고, 제 일인양 기쁜 마음으로 함께  어울려 준다. 뿔피리, 딸랑이 흔들어 대며 Good job,Guys ! 를 소리친다. 앞에도 뒤에도 묵묵히 달림이들은 일정한 속도로 전진한다. 웜업이 어느정도 되었는지 대부분 속도가 붙는다. 주변의 크고작은 공원엔 온통 민들레 천지다.  벚꽃과 연도의 가로수꽃들의 화려함이 사라질 즈음,    민들레는 가장 낮은 땅에, 가장  고요하게 꽃을 피워낸다. 민들레 꽃은 키 작음과 조용함과 자리를
가리지 않는 가난함에 내 마음이 간다. 사람들 오가는 길가나 담장모퉁이에서 아무렇게 피어나는 민들레는 이렇게 말 하는것  같다. 그것도 웃음으로.   “포기하지마” 나를 보라고!  살아 있다는것은 그것만으로도 아름다운 것이야!     민들레 꽃은 뭉뚝뭉뚝 그렇게 물감을 짜 놓은듯 진 노랑이다.

   여기 저기 생명의 꽃들이 피고 있다. 자연이 無償으로 주는 은혜다.   꽃 향기는 코가 아니라 귀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도 한다.   꽃이 사람들 눈에 띄는 곳에 있는 것은, 묵묵히 피고 지는 우주의 신비와 조화를 보고  배우라는 뜻 일수도 있다 (법정)  또한   나무란 온전히 주기만 한다.  오직 자연의 섭리만으로 키 크고, 꽃 피고, 열매를 맺어 주고, 낙엽을 썩혀 또 스스로 자라고… 평생 그렇게 살다가 죽어서도 생활용품으로 다시 태어나  남김없이 모두를 온전히 우리인간에게 布施(보시)한다.  나에게는… 그래서 나무는 내 마음의 부처님이다.        //산 새들의 울음소리/시냇물 소리/바람이 연주하는/ 나뭇잎, 풀잎 소리/ 이대로 드러 누워/나무가 될래요/바람이 될래요// (동자승 원성)

   5마일쯤 되었을까 ? 몸이 어느정도 풀리고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다. 옆의 사무엘, 마루치아노와도 착착 착착  발자욱 소리로 합창한다. 고통의 긴터널을 지나 환희를 향해 달린다.  나의 머릿속엔 옛 지나간, 스쳐간 여인들과의 추억들을 하나 하나 끄집어 낸다.들키지 않게.. 몰래.
-중학교 여름방학때 외갓집 물레방아간에서의 두근 두근, 서먹 서먹했던  여자애 와의 해후.
-모닥불 피워놓고…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나팔바지에 빵집을 누비던,, (고딩때)
-창경원 벚꽃놀이, 보트놀이..르레상스, 디쉐네 음악감상실에서 종일 죽 치면서..
-기차타고 경춘선, 동해안, 오색약수,십이선녀탕,공룡능선,백담계곡, 대청봉에서…. 행선지와 여인들은 달라도 그 때의 잘 나가던 순간 순간을 떠 올리며 혼자시 피시시 입가에 웃음을 흘린다. 훗날, 정숙하고, 말 수 없고,잔잔한 여인 하나가 내 덫에 걸리고 만다.
옆의 두 형제는 나의 삼삼한 추억여행을 모르는채 아주 겸손한 자세로 속도를 유지한다. 서서히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 같다. 벌써 이러면 않되는데… 숨이 가빠지기 시작한다.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듯.  헥헥..

   “다음은 음악문제입니다.”   당시 인기 프로그램(KBS)이었던 1962년 전국 고등학교대항 라디오 퀴즈 결승전. 박종세 아나운서가 문제를 냈다. 딴따단.. 경쾌한 선율이 흐르자마자 내 손은 용수철처럼 부저를 눌렀다. “Suppe의 ‘ 경기병 서곡’ 입니다”..
정답이었다. 결국, 그 여학교는 탈락했다.  그날 이후 이 곡은  내 수호천사의 손길이 되었고, 온 몸에 힘이 빠질때, 자신이 없을 때, 실연에 아파 했을 때에도 어김없이 나를 일으켜 주곤 했다.  그리고, 당당히 ‘시카고-가마동’의 타이틀곡으로 자리매김 하기에 이르른다.
라디오 퀴즈 대항전 이후 반짝이었지만,   안국동 주변 여학생들로 부터 제법 인기를 끌었던 추억들……..그 시절엔 기생 오래비 같은 신성일이나 나 같은 청순가련형이 제법 인기였다.   그땐 그랬다.

   10여마일이 지났을까 ? 미지의 중반 구간, 공포가 엄습한다.저 멀리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이 내려다 보인다. 앞으론 얼마간 완만한 내리막길.. 그런데 走路가 Rockford State Park안으로 들어간다. 요리 조리 달려가자니 웬 골프장을 통과한다. 왼편에 한 사람이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오리 궁둥이처럼 내밀고 어드레스해야 하는데.. 야구방망이 잡듯 한다. 눈을 질끔 감는다.
보나 마나 쪼로날… 폼이다. 골프장을 크게 돌고나니 시야가 환히 트이고 푸르른 초원이 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영화’사운드 오브뮤직’의 마지막 장면이 연상된다.

   더 천천히/ 더 낮게/더 가까이…가마동 슬로건으로 나의 느림보 달리기 속도를 자위해 본다. 천천히 밥을 먹고, 천천히 커피 마시고, 천천히 생각하고, 천천히 차를 몰고, 천천히 달리고.. 그러나, 오늘의 말아톤은 천천함이  지나치지 않게 하고 싶다. 배 고프면 파워 바, 바나나 먹고, 힘 들면 걷다가 또 달리다가.. 그렇게 자연스럽게 달리자. 온갖 폼 잡지 않고, 소질 없으면 없는대로, 멋 부리려 하지 않고 어정쩡한 달리기라도 한 걸음 한 걸음 소박하고  겸손되이 마음을 비운 달리기를 계속한다.

   큰 바보 김수환 추기경님은 두 가지 말을 잘 하셨다 한다. 영어, 일어, 독일어,라틴어?… 여러 신부와 수녀님들이 답을 댓지만 모두 ‘No’라고 하셨다.  정답을 청하자 말씀하신다.  하나는 ‘거짓말’.다른 하나는 ‘참말’ 이라고. 그 분의 말씀 중에 내겐 또 하나의 말씀이 가슴에 비수처럼 박혀있다.  //가슴으로 하는 사랑은 향기가 있고/ 입과 머리로 하는 사랑은 향기가 없다/진정한 사랑은/ 관용, 포용,동화, 자기 낮춤이 선행된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 오는데 칠십년이 걸렸다.//

   나는 지금 타고있는 차가 좋다. 여러종류 타 보았지만 지금의 愛馬가 맘에 든다. 이 애마도 가마동과 같다. 더 천천히.. 더 조심스레… 애마는 사랑하는 여인처럼 아주 부드럽게 다루어야 한다.  교육계 ? 에 몸 담고있는 현재의 Yellow Bus 유니폼은  가마동 죠끼와 색갈이 같다.  가끔, 일할때 바꿔 입으면, 한 두명의 꼬마들이 놀라며 한글을 읽는다.   그리고 옆친구에게 통역도 해 준다. “달려라!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 ! ”  (김추기경님의 친필 휘호)    재잘재잘 시끄럽게  떠들땐  귀가 따갑지만 하루 한두차레 애들과의 전쟁이 마냥 즐겁다. 신선한 즐거움에 산다.  이 꼬마들은 나의 스승이기도 하다.  녀석들은 아직 거짓말을 모른다. 참말만 안다.

   15마일을 지나며..이제 반은 넘었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말아톤의 시작이라 한다. 서서히 힘이 빠지고 기운이 없다. 난 급하거나 힘 들때면 엄마, 엄마하며 엄마를 부르곤 했다.  지금도 힘들어서 속으로, 속으로만 엄마를 부른다.
5월 어버이 날을 잊을 수 없다. 어느분은 /신은 모든 곳에 계실 수 없기에 엄마를 만드셨다/ 했고…./나는 세계에서 제일 좋은 신학교에서 공부했다. 그곳은 바로 엄마 품이다/(선다 싱) 했다.  겨우 환갑을 지나고 황급히 歸天하신 엄마 !   지금의 나를 보고 얼마나 안스러워 하실까.  지금 엄마가 내게 하시는 말씀이 또렷히 들려온다.
/얘야 두려워 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라, 난 절대로 널 놓지 않는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내 사람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닭 한마리에 삼형제가 싸우던 뒤안길에 눈물을 찍어내던 엄마의 모습을 난 잊지 못한다.

   20마일 통과할때 . Lap Time 4:10 이 찍힌다. 정신을 차리고 두 다리에 힘을 주며 달린다. 마일당 13분정도로  괜찮은 속도다. 그러나 이때부터 나의 시련은 시작된다.     난 틀렸단 말인가. 무릎과 종아리 알통이 심상치 않다.   
23마일이 가까운데..두 다리가 휘청댄다. 티눈 발바닥도 아프고, 발톱도 아프고, 아랫배도 살살 아파온다.  사촌이 땅을 샀나 ?.. 解憂所(뒷간)갈 일은 아니고..그런데 갑자기 쌍방울(Flat Tires)이 몹시도 거추장스럽다. 덜렁 덜렁, 이리저리….. 마지막, 힘. 힘 !을 외치며 몸부림친다.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하니 허리 춤에서  Power Bar 한개를 꺼내 꾸역꾸역 씹어 넘긴다. 다시 한번 정신을 가다듬고 화이팅을 외친다.  조용히 ‘헤르만 헷쎄’의’ 봄 날’을 나직히 읖조린다. //숲 속엔 바람이, 새들의 노랫소리/ 높푸른 상쾌한 하늘 위엔/  배처럼 조용히 미끌어 지는 장려한 구름/ …나는 한 금발의 여인을 꿈꾼다.// 저 높고 푸른 넓은 하늘은/ 내 그리움의 요람/ 그 속에서 나는 조용히 생각에 잠겨// 행복하게 따스히 누워/ 나직한 콧노래를 부른다/  어머니 품에 안긴/ 어린애 처럼//
 
   삶이란 무엇인가 ? 이렇게 좋은 봄 날에.  고향산천이라면 황토 흙 냄새 흠뻑 마시고, 그곳에서 자란 냉이,달래등 봄나물로 고향의 정취를 물씬 만끽하련만… 옮긴다고 뿌리가 잊힐소냐. 같이 멱감고, 딩굴고, 싸우던 어릴적  친구들이 몹시 그립다. 한량이었던 아버지, 그리고 숫덩이 가슴안고 돌아가신 어머니…..그런데 나는 몇점짜리 자식이었고, 지금은  애비이고 지아비인가 ??  훌쩍 지나간 세월을 뒤 돌아보니 휑하니 그 자리가 황량하기 그지없다. 써늘한 기운만 천근만근 양 어깨를  찍어 누른다.  삶은 계란 ?
 

   24마일 쯤 오니  정신이 몽롱해 진다. 넙적다리가 무너져 내릴것만 같이 흐느적 거린다.  두다리는 지게 작대기같이   뻣뻣하다. 두 팔도 제각각 제 멋대로 허우적 댄다. 숨 쉬는 리듬도 박자도 .. 지금 나는 뙤약볕 마른땅에 내 던져진 한마리의 물고기입니다..  아… 가도 가도 끝 없는… 마라톤 길…  “장벽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장벽이 거기 서있는 것은 가로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보여 줄 기회를 얻기 위해 거기 서 있는 것이다.”
/장벽은.. 절실하게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걸러 내려고 존재한다./ (랜디 포시- 카네기 멜론대학의 ‘마지막 강의’ 중에서)

   저만치 마눌님이 보인다. 갑자기 힘이 난다. 얼마 안 남았단다. 귀가 번쩍. 시에미 죽었다는 소리보다 반갑다. 힘이 넘치는체 당당한 자세를 취하려고 이를 악물고 애를 쓴다.  옛날 돌팔이 점쟁이가 그랬다. 넝쿨채 들어온 호박이라고… 그러나, 살다보니.. 가끔씩 입이 오리 주둥이만큼 나올땐 무섭다. 어느정도인지는 하루만 같이 살아보면 다 안다.  열 받으실땐 좁쌀, 밴댕이 소갈머리등등….. 이런정도는 차치하고라도 사내애 셋 키우다보니 악만 남았다고 펄펄 뛰실땐 살며시 꼬리를 내려야만 한다. 점입가경, 골프공 놓고 내 머리통이라 생각하며 샷 ! 하면 ‘오잘공'(빨랫줄  같은 장타)은 보장된다는 이론이다.   그녀의 유일한 나에대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그녀가 지금 나를 마중나왔다.  며칠전, 첫머리 올리러 가니 고기좀 먹자고 하니까.. 무슨 과거보러 가는..벼슬하러 가는 것처럼 유난을 떤다고…어련히 알아서 Carbo Loading 해 주는데.(중략)  언젠가 그녀가 말했다.  다시 결혼하게 된다면 ?   남들이 물을땐… 다시 나에게 시집온단다.     그동안 길들여 놓은게 너무나 아까워 남 주긴 싫단다.

   머얼리 Finish 라는 배너가 강 건너 다리위에 걸려있다. 눈이 휘 둥그레.. 힘이 다시 솟아나는 것 같다.  Finish Line을 난생 처음내 두다리로 건넌다. 결국 마라톤도 ‘끝’이 있었다.  육십몇년하고 5시간39분26초 걸려서… 드디어 나의 두발로 건넜다는 사실이 기쁘다. 눈물, 콧물이 범벅되어 두뺨을 타고내린다. ‘고통이 환희’로 바뀌는 순간이었다.가마동 형제,자매, 모든 달림이  그리고 가족여러분의 뜨거운 ? 격려박수를 받으며… 서로 서로 사랑의 인사를 나누며 얼싸 안는다.
마라톤은 실은 내겐 ‘말아톤’이다.  나는 영혼의 장애가 있다.    영혼의 장애가 있어 나는 달린다.
내겐, 말아톤은 바로 “겸손이고 사랑이었다”   오늘의 힘들었던 ‘完走’는 나의 완주가 아니고, 보이지 않는 그 어떤 따듯한 ‘손 길’ 이 만들어 낸 작품임을 나는 안다. //절벽 가까이 더 다가 오라고 하셔서../ 다가 갔습니다/ 그런데, 나를 절벽 아래로 밀어버리는../물론, 나는 절벽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나는, 비로서 알았습니다/ “내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비스듬히 初夏의 태양이 중천에서 이글거린다. 뜬 구름 뭉게구름 흐르고, 다리아래 Rock River 강물도 흐르고, 내 사랑도 이렇게 흐른다.    

“달려라 ~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 ! “

<<손 길>> //나의 작고 서툰 손 길/ 그러나 머나먼 곳까지 흘러가고/ 내 뜻대로 한 줄 알았던 손 길/ 그 뒤엔 그분의 손 길이 계시고/ 그 분이 뜻 하실때까지/ 내 손길이 멈추지 않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바로 그것 ! //

곽인근 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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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4개월의 新生兒 가마동회원 일곱이 낙오자없이 모두 첫 머리를 올렸다. (가마동 창립:1-10-2009)
페이스 메이커와 봉사팀의 수고를 잊지 못한다.  특히 봉사팀 두 데레사에게 최고 수훈의 공을 바친다. 궂은일 마다 않고, 민들레처럼… 낮게, 아름답게, 뽐내지 않고 남을 위해 애 쓰셨다.  출발선에서 배웅차 1마일, 점심 배달차 1마일, 골인지점에서 마중차 2마일… 모두 5마일의 스텝을 밟으셨다. 그리 가볍지 않은 몸을 이끌고서.남들은 다 들어 오는데…. 우리 영감은 ??… 눈 빠지게 기다려도 안 들어 온다고.. 안절 부절…투덜 투덜…
‘ 다음엔.. 차라리  내가 뛰고 말꺼야…’ 했단다. <끝> 

   ****가톨릭마라톤동호회는 2002년 3월 서울에서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친필 휘호 하사로 창립되어 현재,한국내 각 시,도,군, 구청등 단위로 교우님들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본당에서 모임을 만들고 정성을 들여 가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교우님들의 끊임없는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가마동의 자세한 운영정보는 “마라톤회” 게시판 참조)(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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