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Joseph 감이 익어가는 가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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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감이 익어가는 가을에

      홍시꿈,곶감꿈 해몽 홍시꿈해몽 

       


       9월 중순.


       벌써 까치들이 감나무에 날라들어 노랗게 익기 시작한 반이나 익은 홍시를 먹는다. 주위에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지만 전혀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즐기고 있다. 키가 훤칠하게 큰 감나무는 주렁주렁 많은 감을 달고서 까치들을 맞이한다. 봄부터 고이 키운 자신의 추수거리를 기꺼이 까치들에게 나눠준다. 감나무야 말로 나무세계의 보살이다.


       


       올해는 감이 많이도 열렸다. 여기저기 감나무에는 노오란 감들이 잔가지마다 송이송이 익어가고있다. 감은 완전히 익은 후에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끝내 가지에 달려있는 것을 보면 기이한 자연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추운 겨울이 오고 세상이 흰눈에 덮일 때도 감나무는 잎은 다 떨궜지만 빨간 감만은 손가지에 그대로 들고서 배고픈 까치들을 먹인다. 겨우내 마지막 홍시까지 먹인다.


       


       까치들은 겨울이 와도 살던 동네를 떠나 먹이를 찾아 멀리 이동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겨울잠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그리고 인간들이 자신들은 배불리 먹으면서 남은 음식 조차 넘겨주지 않아도 불평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언제나 인간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까치도 보살이다.


       


       나무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평생 한 자리에 서서 산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을 탓하지 않고 날아다니며 먹이를 찾을 수 있는 까치를 먹여주는 너그러움을 지녔다. 또한 까치는 연약한 날짐승에 불과하지만 만물의 영장 인간에게 보는 즐거움을 준다. 멋진 몸매로 사뿐히 날아오르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시원하다.


       


       인간은 이들에게 무엇을 해주는가?


      그야말로 아무 것도 없다. 인간들이 이토록 자연에 공덕을 쌓지 않고 산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그러면서 인간은 온갖 부귀영화를 꿈꾼다. 이생은 물로 내생에서도 그래야겠다는 것이다.


      감이 익어가는 가을에 까치와 감나무의 보살행이 돋보이기만 하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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