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묵상 기도

[정하상성당]

  

가을 묵상 기도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이른 새벽 당신을 만나러

 

당신에게 무릎 꿇고 나옵니다

 

싸한 공기가 주는 차가움이 마른 기침 하게 하지만

 

내 귀에 잔잔히 들려오는 나무 이파리 떨어지는 소리 들으며

 

당신이 주신 아름다운 계절 오고 감을 느낍니다

 

씨 뿌림과 헌신의 결실이 있는 가을

 

세상의 색깔이 무지개처럼 변하는 가을입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이 가기 전 당신께 고백합니다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 그리 쉽지만은 않은데

 

내 영혼 날마다 당신이 주는 기쁨과 아름다움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당신을 불러 봅니다

 

나의 선택이 아닌 전적으로 당신의 선택이었고

 

당신의 부르심이었기에 조금은 힘들지만 내 몸을 쳐서

 

복종하는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 이제 애통하는 마음으로 당신께 구합니다

 

이 가을이 가기 전 영혼들을 따듯하게 할 겨울을 준비하게 하소서

 

나눔이 필요한 때에 그 나눔 당신 뜻 가운데 이루어지게 하시고

 

내 마음대로 행하는 일 없게 하소서

 

당신의 뜻 펼칠 때에 겸손하게 하시고 온유한 마음으로 하게 하소서

 

때로 솟구치는 나의 자아 당신 발 아래 감춰 주시고

 

내 사랑이 아닌 당신의 사랑으로 감당케 하소서

 

 

당신이 만든 이 세상 너무나 불행한 사람 많습니다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 아무것도 없으나

 

당신과 동일한 마음으로 그들에게 긍휼의 마음을 갖게 하소서

 

내 가진 것 없고 지혜 부족하지만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마음으로

 

당당하게 사람들을 사랑하게 하소서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고요히 흐르는 강물처럼

 

내 마음 흐트러지지 않게 하시고

 

당신 보시기에 더욱 더 고운 사람 되게 하소서

 

 

 

이 깊어가는 가을 날이 마냥 아름답기만 한데

 

혹 삶이 힘들고 어려워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자들에게

 

내가 못하는 사랑 당신의 힘으로 하게 하소서

 

연약하고 어려운 마음 가지고 있는 자들 돌아보게 하시고

 

행여 그런 나의 마음 나의 의가 되지 않게 하소서

 

당신이 주신 세상 아직도 아름다움으로 가득함을 고백합니다

 

때로는 당신 뜻 저버린 것 용서하시고

 

추위가 오기 전 당신의 불꽃 같은 사랑으로

 

 준비하게 하시고 맞이하게 하소서

  

 

 

 

 

깊어가는 가을 이른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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