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의 제대앞에 아기예수 탄생을 기다리는 이맘때이면 모두가 그렇듯이 한 해를 보내며
내가 지금까지 무얼 이루어 놓았나를 생각하게 된다.
오직 나만을 위한 이기적 삶에 몰두해온것에 대한 반성..아니면 얼마나 내가 가진것들을 나누며
살았는가에 대한 회의…
그러면서도… 2016년을 나에게 평생 잊지 못할 한 해로 마감할것을 다짐해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 이상 아프지 말고 빨리 아물게 해 주세요.. 라고 매일 기도를 드려본다.
그러나, 요즘은 기도하는것도 집중이 안된다,…너무 혼란스러워서…그래도 나보다 더 아픈사람들을 위해서…
마음을 다잡고… 기도를 한다.
주님, 저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세요~ 아멘!
설레임 / 백순이 헤레나
집안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목욕을 하고 보랏빛 옷을 입고
대림환을 벽에 걸고
꽃꽂이를 하고 대림초에 불을 켜고
머리 숙여 조아리고 앉았습니다
당신을 맞이하는 이 모든 준비를 하는 동안
흥얼흥얼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기다림이란 이런 것인가요?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설레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성호를 긋고
눈을 감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제 마음 안에 있는 어두운 영을 씻어내기 위해
감사와 참회의 기도를 드립니다
곱고 고운 모습으로 오실 당신을
정갈한 마음으로 맞이해야 할 테니까요
그런데 어쩌지요?
하루 이틀 기도로는 다 씻어낼 수 없는 이 죄인
이 작은 가슴 안에 쌓인 죄는 왜 이렇게도 깊고도 넓은지요
사랑이란 이런 것인가요?
사랑하는 이를 순백의 마음으로 맞이하고픈 설레임
집안에 외등은 꼭 하나 켜 두어야겠습니다
어두우면 행여 되돌아가실까봐
행여 예정보다 일찍 오셔서 문을 두드리시지는 않을지
어젯밤엔 몇 번이나 자다 깨었습니다
사랑이란 이런 것인가요?
잠 못이루며 기다리는 설레임
옛날에 그 옛날에는
당신을 말구유에서 맞이하였지만
깨끗한 이불 찬 채라도 마련해야겠습니다
이제는 당신을 외롭게 하지 않아야 할 테니까요
저에게 오시는 당신을 진실로 진실로 반겨야 하겠지요
어디만큼 오셨나요?
기차를 타고 오시나요, 걸어서 오시나요?
세수대야에 따뜻한 물도 준비해야겠군요
들리시나요? 콩당콩당 뛰는 이 심장소리를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설레이는 이 마음 보이시나요?
그대여, 어서 오소서
깊은 잠 들지 않고 기다리겠나이다
오실 때는
평화와 희망의 선물을 가득 안고 오소서
온 누리가 평화와 희망으로 넘치도록 가득 안고 오소서
세상에서 가장 멋진 당신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맞이하겠나이다
사랑하는 이여,
설레임으로 당신을 기다리나이다
-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