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ission 2013 부활절 영세 예비신자 피정 후기 – 울어버린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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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20133 17, 부활절 영세를 앞두고 예비신자들과 함께하였던 피정은, 그 곳에 모여있던
      예비신자와 대부모님들 뿐만이 아니라 저희 봉사자들 모두에게도 감사와 축복이었습니다.

      아침 첫 과제로 소개되었던 고 이 태석 신부님의 영상물은, 하느님 자녀로 살아가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예비신자들의 마음에 깊

      이 심어 주었고, 이어서
      참석한 사순피정에서는 우리 본당 신자들을 위하여 피정지도를 준비하시고 멀리 한국에서 오신 신부님의

      말씀을 통하여 우리들에게서 원하시는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예비신자들을 위해,
      피정을 준비하시며 주님께 드렸을 수녀님의 기도도 어지간하셨을 것이고, 새내기 대자녀들을
      위한 고참 대부모님들의 애절한 기도는 틀림없이 하느님을 움직이시게 하였다고 믿습니다. 대자녀 자식 덕에, 오히려 내가 받은 은총에 감사하는 대부모님들, 영적인 부모의 정의가
      하느님의 손길로 대자녀 위에 내려짐을 보면서 우리 봉사자들은 그 모든 것들에 그저 기쁘고 감사하였습니다.

      그날 피정은, 예비신자들에게는
      처음 대하는 행사였기에 긴장의 무게가 녹녹치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피정에 대한 기대감도 없지 않았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내 뜻대로 살아가다가 신앙을 찾아온 이들에게 선포된 교회의 약속을, 어쩌면 그 피정을 통하여 어렴풋이나마 확인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지난 6개월의 여정은, 그들이 그동안 살아왔던 세상의 삶에서 벗어나서, 보다 인간적인 도전을 해보겠다고 시작한 발걸음의 시작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긴장은 수도자의 연륜, 예비신자들의 감동, 대부모님의
      열정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으로 눈 녹듯이 그날의 피정 안에서 녹아버렸습니다.

       

      그 날, 복도에서
      마주쳤던 한 예비신자의 대모님, 우리 대녀가 시간 맞추어 와 있느냐고 물으시던 걱정어린 눈매가 예사롭지
      않더니 결국은 많은 이들을 울리고 말았습니다. 안나 수녀님 역시, 눈물을
      훔치시며 확실하게 울보 인증을 받으셨고, 넓지않은 방에 빼곡이 같이 앉아 나눔을 하던 다른 예비신자들과
      그들의 대부모님들도, 짠한 마음들로 그에 동참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학교와 직장의 빠듯한 일정때문에 출석이 좋지않던 대녀의 일로, 안타까운 마음에 마음 졸였던 대모님은 시각장애
      피정을 마친 후, 대녀를 꼭 안아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감사하다고, 정말 고맙다고 말끝을 이어가지 못하였습니다. 필경은
      그자리에 함께 하셨던 하느님께서도 코끝이 찡해지셨을 것입니다.

      영세를 앞두고 그동안 배웠던 교리들을 떠올리며 시작했던 피정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3 17, 하느님께서
      그 곳에 있던 우리 모두에게 허락하시었던 그날은,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이 세상에 하루밖에 없었던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걱정과 두려움을
      이겨낸 날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원하시는 대자녀에
      대한 대부모의 내리사랑을 그들에게 깨우치게 해주셨고, 예비신자들 하나하나의 마음 속에 깊이 심기어진
      대부모에 대한 공경은 분명, 그들이 교리시간을 통하여 배웠던 네번 째의 계명이었고 그 계명은 그날 확인되었습니다.

      그날의 시각장애 피정은 그들 예비신자들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그들 안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안대에
      가려진 그들의 시각은 단순한 캄캄해진 어두움의 두려움이기보다는 영혼의 암흑이었을 것입니다. 그 순간은, 그들에게 장애의 순간이었을 뿐만 아니라 내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심각한 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앞을 보지않고 걸어야하는 불편함 보다는, 누구인가의 도움으로 걸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의 확신이었고 그 안에서 같이 하시는 주님의 손길을 어렴풋이나마 느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비신자 형제 여러분 여러분, 이미 여러분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모님과의
      여정을 멋지게 시작하셨습니다. 가려진 안대 및으로 새어 들어오는 빛에 의지하지 않고, 이 두려움을 헤치어 나갈 수 있도록 나를 인도하는 부모가 지금 나를 부르고 있는데, 그리고 이끌어 주고 있는데, 아예 눈을 꽉 감아버리자. 지금 이 순간, 내가 믿고 따를 것은 오직 하느님 밖에 없지 않은가, 그리고 그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는 대부모님에게 내 어린 영혼의 양육을 맏기신 것이 아닌가, 혹시 그 것이 하느님께서 내게 이르시는 것이 아닌가 하였다는, 단호했던
      순간들의 여러분들의 증언들은 앞으로도 여러분들을 끝까지 깨어있게 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축복의 시간들 안에서, 주님이 여러분과 함께 하셨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머지않아 영세를 받으시고 새 교우가 되실 열 여덟분 형제자매 여러분들 모두가,
      하느님의 은총을 한 순간이라도 놓치지 않는 축복의 하루하루를 살아가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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