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선,
환상적인 가을 야유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가 참 운이 좋은 놈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무슨 세상적인 운이나 요행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처럼 편한 형님/누님들 만나서,
기쁘게 성가대 생활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저절로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더러 툴툴 거리기도 하고, 응석도 부리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이 한 길을 올곳이 함께 걸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때로는 생각, 가치관, 감정의 동인이 달라도, 각자의 색채들이 신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마는 겁니다.
이게 바로 성가대의 힘이 아닐까 감히 추측해 봅니다.
노래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못하면 또 어떻겠습니까 ?
마음이 그게 아닌걸 말입니다.
노래 아무리 잘해도 마음이 그게 아니면 말짱 도루묵이듯이 말이죠.
오늘 복음 말씀이 그런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눈에 보이는 외형과 진솔히 실천하는 삶 사이의 괴리가 없어야 한다는 가르침.
묵묵히 노력하는 마음이 있으면, 외형은 그닥 중요한게 아니라는 말씀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고 노래 연습만 열심히 하면, 집단 음이탈로 미사를 망쳐도 상관 없다는 건 아니구요,
우리의 노력과 성의를 누가 무슨 수로 알아주나 하고 신경쓸 일은 별로 아닌 것 같다는 말씀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마음이고 성의이기 때문입니다.
그 점에서 우리 성가대의 현재 모습은 밝고 희망적인 것 같습니다.
적은 인원이나마 마음이 모이다 보니, 무슨 일을 해도, 일단 해보면 재미도 있고, 힘도 나고,
기왕이면 더 많이 나누고 싶고,
옆에서 가만히 보기만 해도 든든하고, 고맙고 말이죠.
혹시 저만 그런가요 ? ^^
야유회 준비로 수고 하신 로마노 형님과 안나, 모니카 누님, 마리아 자매, 그리고, 갈비에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모를 만큼 기막히게 준비해 주신 우리의 영대(영원한 대장) 스텔라 누님 내외분, 사랑할 뿌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