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ass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11월 11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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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필레 7-20 루카 17,20-25

       

      하느님 나라에 대한 단상

       

      완곡한 표현이지만 지혜와 힘이 있는 바오로의 편지를 만나게 된다. 그는 자신의 길과 필레몬의 길이 같은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에게 강압적이지 않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게 된다. 그런데 세상에서는 배은망덕이라는 표현과 더불어 자신의 모습을 내세우려는 모습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교만의 덕을 쌓으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교만에 덕을 붙인 이유는 그것도 습관적으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필레몬에게서 도망친 노예 오네시모는 회개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충실한 종이 되었다. 그래서 바오로는 신중하게 이야기 한다.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유용한 사람이라는 표현으로 복음에 충실한 협력자가 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결국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느님의 나라는 준비되고, 선포되며, 자라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흔히 냉담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냉장고’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와 유사하게 발바닥 신자, 나일론 신자라는 표현도 사용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그런 표현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 표현의 의미는 이해하지만 각각의 성질은 대단히 높은 수준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냉장고에 있으면 어느 정도 상하지 않게 보존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발바닥이 신자라면 습관적으로 성당에 온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성당에 온다는 이야기가 된다. 나일론은 합성제작으로 질기고 튼튼하다는 유용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 이런 표현들의 이중성에서 나타나듯이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우리 가운데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새롭게 느껴본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즉 새천년을 맞이하는 종말론이 팽배하던 시간 속에서, 세상의 기준 속에서 오실 주님께 대한 막연한 기대 속에서, 인생 역전이라는 드라마를 꿈꾸며 계획 없이 살아가는 세태 속에서, 잘못된 하느님 나라에 대한 선전들이 있어왔다. 그러나 그 소식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의 기대와는 조금 다르지만 오시기로 되어 있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믿음을 키워나간다면 우리는 진정한 주님의 기도를 바치게 될 것이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와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우리는 특별한 어떤 집단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함께 있는 평화를 기대하는 것이다.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이 구원과 자유라는 것을 알기에 이 세상 속에서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악의 유혹과 싸워나가는 것이다. 이것이 이미 우리 안에 오신 하느님의 나라이며, 우리가 보존, 성장시켜야 하는 이루어질 하느님의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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