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2주간 수요일(Mar/03/2010)
첫째 자리는 봉사
어린 시절 내가 열이 나고 아프면 엄마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를 간호해주셨다. 집안의 모든 일들을 뒤로하고 나를 간호해주셨다. 그것을
돌이켜보는 지금 나는 소중함을 배웠다. 오늘 내가 누군가에게 봉사한다면 이 귀중한 것을 생각하면서 행하게
될 것이다. 한 순간에 생겼다가 사라지는 행위가 아니라 내 안에서 끝없이 샘솟는 행위로서의 봉사를 살아가는
것을 체험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받는데 익숙해졌고, 누리는데
익숙해졌다. 그리고 되받을 것을 생각하면서 무엇인가를 했는지도 모른다.
사실 나의 자리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자리이며 동시에 도움을 주는 자리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는 궂은일도 기쁘게 그리고 남모르게 행하는 사람이 있기에 나의 삶은 언제나 편안하게 유지되어
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심지어 나는 지금의 나의 일도 제대로 행하지 못하기에 누군가 개인 비서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이처럼
누군가의 내조와 협조 혹은 희생이 있기에 빛나는 모습이 가능하다는 것을 되새겨보는 것이다. 나의 영광
뒤에 있는 빛을 볼 수 있듯이, 나도 누군가의 후광이 되어주는 하루가 되어봅시다.
그리고 내가 아는 범위를 넘어 알지 못하는 부분에서 이루어지는
어려운 처지를 배울 수 있는 용기와 힘을 길러봅시다.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하루하루가 되도록 오늘도 주님의 자비 안에서 봉사의 첫 자리를 차지해야겠습니다.
기도
은혜로운 봉사자 예수님,
우리에 대한 당신의 인내는 끝이 없습니다. 모든 제자들을 당신처럼 멋지게 만드신 것처럼
저를 도와주시어 저에게 주신 소명을 깨닫고 즐기게 하소서. 봉사를 하기 위한 첫 자리를 언제나 살피게
하소서. 누군 가보다 뛰어나기를 바라기보다 겸손하게 나에게 주어진 재능을 살아가게 하소서. 만족할 줄을 알게 하시고 평범한 존재로서 봉사를 배우게 하소서.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셨던 예수님의 모습처럼, 우리 방식이 아니더라도 충실히 의지를
모아 서로를 존중하고 따르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