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arathon 일상에서의 달리기1 – 그 원초적인 단순함과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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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밸런스 촬영/제공

      달리기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에 아마도 없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가 없는 한 사람은 어떤 이유로든 뛰게 되어있다. 가장 기초적인 인간의 이동방법인 걷기, 걷기를 빨리해서 이동속도를 높인 달리기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동방법임과 동시에 모든 스포츠의 기초이기도 하다.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보면 결국 도전하게 되는 것이 마라톤이다. 42.195km를 어떤 도움도 받지 않고 달리는 것이다. 이 엄청난 거리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포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게 마련이지만 스스로를 ‘마라토너’로 지칭하는 이들에게 42.195km라는 거리는 넘어야 할 벽에 불과하다.

      마라톤까지는 아니지만 달리기가 몸에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뛰기에 적당한 옷,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신발만 있으면 가능하다. 시간 및 장소의 제약도 거의 없으며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달리기를 통해 달라지는 몸

      달리기의 효과는 이미 너무나 많이 알려져 있다. 폐활량 증가, 심폐지구력 강화, 다이어트 효과가 달리기의 대표적인 효능이다. 폐와 심장에 자극을 줌으로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도 있다. 혈관이 신축성을 잃어서 발생하는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질환을 막아준다. 거기에 달리기를 통해서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이 향상되며, 인슐린 조정기능이 강화되어 당뇨병 및 고혈압을 치유하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네이버의 달리기 동호회인 마라톤114 카페(http://cafe.naver.com/marathon114.cafe)의 한 회원은 당뇨병 때문에 고생하다가 마라톤에 심취하면서 자연스레 당뇨병을 치료하게 됐다.

      보험사 입사 1년 만에 무리한 업무, 매일 계속되는 접대로 인해 폐결핵에 걸려 피까지도 토했었던 윤현건(36세)씨는 완치에 6개월이 걸린다고 했던 병을 달리기를 통해 3개월 만에 완치시키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남성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달리기가 ‘정력강화’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1996년 미국 피츠버그 의대 윈터즈 박사팀은 일시적인 유산소 운동이라도 남성호르몬 테스토테론의 분비수치를 크게는 39%나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달리기를 꾸준히 하는 남성의 경우는 생식기의 해면체에 유입되는 혈액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발기시간이 길어진다. 여성 러너들도 대부분 달리기를 통해서 잠자리에서 얻는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털어놓고 있다. 달리기를 통해 몸매를 가꿔 자신감을 얻었고, 신체의 대사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러너즈 하이, 주선(走禪)

      달리기가 건강에 얼마나 좋은지는 끝없이 늘어놓을 수 있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도움을 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마라톤까지 도전하는 ‘달리기 중독자’의 많은 수는 정신적인 측면에서 만족감을 얻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턱 끝까지 차오른 숨, 천근같이 무거운 다리, 쉬고 싶다는 마음과는 달리 계속 뻗어나가는 다리, 매 순간 ‘포기할까?’를 고민하고 있는 마음, 마라톤에 도전하고 있는 어느 한 아마추어 러너의 이야기다. 반대로 육체의 고통을 극복하고 달리게 되면 어느 순간 ‘러너즈 하이(runner’s high)’라는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러너즈 하이란 달리기를 시작한지 30분 정도가 지났을 때 찾아오는 일종의 도취감으로, 사람마다 그 표현은 다르지만 달리기에서 오는 고통을 극복하게 해준다. 마라톤에 도전하게 되면 고통과 쾌감을 번갈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마라톤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가장 중독성이 높은 스포츠’라고 표현하는 지도 모르겠다.

      러너즈 하이의 정체를 규명하기 위한 여러 가지 이론이 있으나, 대부분 뇌 내에서 분비되는 엔돌핀이 그 원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속적인 달리기를 통해서 체력이 갖춰진 상황에서 일정거리 이상을 달리면 ‘자신과 주위의 사물이 동화되는 고양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를 표현하는 말들은 많지만 이를 불교문화권에선 주선(走禪)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마치 명상을 하듯이 자신의 감각이 예민해지면서도 무언가 하나에 집중된, 전체적으로 평온한 상태에 이른다는 것이다.

      달리기를 통해 폐결핵을 치료한 후 달리기 전도사가 된 윤현건씨의 경우는 “운동을 하면서 명상이 가능한 것은 달리기 밖에 없다. 속도가 빨라지고 지속적으로 뛰면 어느 순간 내가 뛰는 건지 걷는 건지 모르는 때가 찾아온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마라톤 마니아로 알려져 있는 일본의 유명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나는 달리기에 있어서 형이상학적 경지를 체험했다”는 말로 러너즈 하이를 표현하기도 한다.

      극기, 성취욕, 목적의식 강화

      러너즈 하이가 달리기의 긍정적인 효과의 전부는 아니다. 언론을 통해서 소개되는 많은 마라토너들이 자신감, 성취욕, 끈기 등을 달리기를 통해 얻었다고 말하고 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육체적인 지구력이 아니라 정신적인 지구력을 습득했다는 것이다. 뛰면서 매 순간 ‘힘들다’ 생각하게 되지만 ‘못 할게 뭐냐’ 하면서 코스를 완주하는 과정을 통해서 일상생활에서의 고난을 견뎌내는 힘을 기른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자신감, 자기 자신에 대한 이미지 개선, 신체능력 향상을 통한 충족감, 긴장감 및 스트레스 해소 등도 달리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신파극이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후 무작정 어딘가로 뛰어가기 시작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고 하겠다.

      – 이 수일 마루치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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