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연애시절이나 신혼때와 같은
달콤함만을 바라고 있는 남녀에게
우리 속담은 충고하고 있다.
‘첫사랑 삼년은 개도 산다고’
사람의 사랑이 개의 사랑과 달라지는 것은
결국 삼년이 지나고부터인데…
우리의 속담은
기나 긴 자기수행과 같은
그 과정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열살줄은 멋 모르고 살고
스무줄은 아기자기하게 살고
서른줄은 눈 코뜰새 없이 살고
마흔줄은 서로 못 버려서 살고
쉰줄은 서로가 가여워서 살고
예순줄은 서로 고마워서 살고
일흔줄은 등 긁어주는 맛에 산다.
……..
열살줄은 멋 모르고 자고
스무줄은 포개서 자고
서른줄은 마주보고 자고
마흔줄은 천정보고 자고
쉰줄은 등 돌리고 자고
예순줄은 따로따로 자고
일흔줄은 어디서 자는지 모르고
여든줄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
자식 기르느라 정신없다가
사십줄에 들어서
지지고 볶으며 지내며
소, 닭보듯이
닭, 소 보듯이 지나쳐 버리기 일 쑤이고
서로가 웬수 같은데
어느날 머리칼이 희끗해진 걸 보니
불현듯 가여워진다.
그리고,
서로 굽은 등을 내보일 때쯤이면
철없고 무심했던 지난날을 용케 견디어 준
서로가 눈물나게 고마워 질 것이다.
이젠 머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쭈글쭈글해진 살을 서로 긁어주고 있노라니
남녀의 사랑이기보다
평화로운 슬픔이랄까
자비심이랄까……
그런것들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 하 략 –
다니엘 퍼와서 짜깁기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