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도 못한 일
요한 20,1-9
” 무덤에 가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이미 치워져 있었다.” (요한 20,1)
십자가 위에서 그렇게 비참하게 돌아가신 분이 다시 살아나시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제자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주님은 이제 더이상 무덤에 계시지 않고 말씀하신 대로 영광스럽게
부활 하셨습니다.
부활은 돌아가신 예수께서 다시 살아나신 사건입니다.
그런데 그 엄청난 변화가 그대로 제자들에게도 일어났습니다.
시몬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빈 무덤을 달려갈 때까지도 예수께서 죽었다가 반드시 살아나실
것이라는 성서 말씀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무덤에 들어가서 보고 믿었습니다.
제자들의 이 깨달음은 우리의 희망인 동시에 우리의 변화를 위한 요청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부활을 준비하며 우리도 머리에 재를 얹고 40여일을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 말씀은 조금 허탈합니다.
부활의 증거가 고작 빈 무덤과 흩어진 수의라니요.
그리스도교 최고의 진리이자 신앙의 신비를 선포하는 부활 대축일
미사의 복음치고는 너무 초라해 보입니다.
하지만 부활이 감각적 증거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변화를
통해서만 알아듣고 체험할 수 있는 신비임을 빈 무덤 이야기가 웅변적으로 말해줍니다.
머리에 재를 얹고 자선과 기도와 단식으로 정성 들여온 지난 사순절은
부활하신 그분을 내 안에서 알아뵙고 느끼기 위한 “마음의 밭갈이” 였습니다.
부활의 신비를 지금 다 알아들을 수 없다 하여 실망하지 않겠습니다.
제자들에게 그러하셨듯이 당신을 알아볼 수 있도록 주님께서 나를 기다리며
가르쳐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선물이 되어주신 주님, 당신의 부활로
저의 눈과 마음이 열려 더욱 새로워진 영으로
영광의 주님을 찬미 하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