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ass 연중 제31주간 수요일(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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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필리 2,12-18 루카 14,25-33

       

      그리스도인이 된 이유

       

      우리가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신자가 되었다고 해서 우리의 모든 어려움이 가벼워지거나 치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느님의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바오로 사도는 필리피 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라고 말하고 있다. 이 표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무엇인가 중대하거나 대단한 일을 하게 되는 순간에 느껴지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듯이, 성급한 결정과 자기만의 주장으로 모든 것을 그르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강한 의지를 엿보게 된다. 지금 나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한비야는 자신의 가슴이 뛰는 일을 하라고 자신의 글에서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가슴이 아니라 영혼을 뛰게 하는 주님이신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에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말고” 행하라는 말씀을 살아갈 힘이 생겨난다.

      지금 이곳에서 이루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순종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행하라는 것이다. 잘 잘못을 따지거나 옳고 그름을 판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 담겨진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온전히 따라나서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것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부를 축적하고, 자신의 것을 모으기 위해서 이루어지는 어두움의 길에 동참하는 것과도 다르다.

      인간만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존재라는 것을 여러 편의 영화를 통해서도 통감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 안에는 또 다른 작용, 곧 위기 상황 속에서 극복을 향한 변화가 있다는 이중성도 나타난다. 그래서 인간은 복잡하고 획일적이지 않으며, 동시에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죽음이라는 극한 상황 앞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혹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바오로 사도는 허물없이, 순결한 사람이 되어, 세상에서 빛을 내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라고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 된 이유를 다시 생각해본다. 그것은 예수님께 자신을 온전히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진다는 의미를 배워나가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런 대의명분은 우리의 삶을 더욱 무겁게 만들 수 있다. 그보다는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고 도망치려는 위험에 놓여 있을 때, 변명으로 자신의 잘못을 숨기고 오히려 남에게 탓을 돌리려고 할 때, 나를 기다리시는 부모님이신 하느님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것은 주님 앞에서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용기를 줄 것이다.

      내가 주님을 찾는 이유를 다시 준비하면서, 오늘 나를 기다리시며 부르시는 주님의 잔치에 나아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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