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사무 11,1-4.5-10.13-17 마르 4,26-34
내가 길러야 할 씨
악의 결과로 더 큰 악이 진행되었음을 보게 된다. 사실 나는 나의 지나온 시간 속의 결과들을 알지 못한다. 어느 곳에서 어떤 열매로 자라나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오늘 무수히 많은 씨앗을 뿌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내가 길러야 할 씨는 어떤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의 삶 속에서 작용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의 작업들을 볼 수 있는 것과 그것으로써 세상에 치유, 곧 새로운 삶과 구원에 대한 씨앗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악과 맞서 싸울 때 필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보여주신 사랑의 씨앗인 것이다.
다윗의 행동은 어둠의 행실이었기에 숨기고 싶었던 사실이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 속에서 당신의 은총을 거두지 않으신다. 물론 그는 악을 저질렀지만 하느님께서 그를 뽑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셨고 메시아의 조상으로 삼으셨음을 알아야 한다. 씨가 어떻게 자라나는지 우리가 알 수 없었음을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악과 은총이 공존하게 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이 갈림길에서 서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나 국제적으로 끔찍한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놀라운 자비와 축복의 실천들과 개개인의 회개의 행위들을 만나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을 한 자리에 모아 주님의 말씀을 듣고 성찬의 전례 속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여 기도해야 할 시간이 온 것이다. 악을 이기고 하느님의 나라가 이 세상에 자리할 수 있도록 내 안의 씨앗을 길러야 할 순간이다. 이것을 위해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살아가는 하루가 되어보자.
성경의 모든 말씀이 아니라 단 하나의 말씀으로 평생을 살아갈 수만 있어도 우리 모두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살아가는 한 해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