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 4,1-2.6-8 야고 1,17-18.21-22.27 마르 7,1-8,14-15,21-23
하느님의 계명과 사람의 전통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그분께서 자신들의 왕이 되어주시기를 바라고 있으며, 예수님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올무를 놓고 주님을 잡으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행위를 목격하고 예수님을 걸고 넘어진다. 그런데 그들은 눈과 마음이 멀어 왜 그런 전통이 자리잡혔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듯하다. 그런 그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계명과 더불어 우리를 더럽히는 것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를 알려주신다.
결국 우리는 우리의 믿음을 행동으로 실천함으로써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행하는 전례나 성사나 기도등은 우리의 온 마음과 정신이 담긴 것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그림자가 있다. 그것은 빛에 의해서 생겨나는 나의 또 다른 모습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림자는 내 앞에서도, 내 뒤에서도, 내 옆에서도 모습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그림자 밟기 놀이를 할 때, 아무리 그림자를 밟는다고 해도 사람이 죽지는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것은 내 주위에 있는 그림자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주님이라는 몸체에 붙어 살아가는 그림자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보자. 얼마나 간단하고 쉬운가. 우리는 오직 주님의 모습에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 우리를 괴롭힌다고 하더라도 주님의 모습이 손상되는 것은 아니다.
조금은 모호한 이야기같지만 우리가 살아있는 신앙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순종했던 신명기의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정의와 생명을 주는 말씀을 기억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거듭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모든것을 동원하여 이 말씀의 신비를 거듭거듭 새기고 걸러서 내 안의 전통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하느님의 계명과 인간의 전통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명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주님과의 관계성 속에서 나타나게 된다는 것도 깨달아야 한다.
피터팬이 자신의 그림자를 떼어 놓으려고 했던 장면과 떨어진 그림자와 하나가 되려는 장면들을 기억해보자. 종속의 관계가 아니라 하나가 될 수 있는 관계점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예수님이 우리의 모델이라고 하는 것은 그분께서 아버지의 뜻을 간직하고 아버지와 함께 생활하셨다는 것에 있다.
이제 우리는 어떤 전통을 알고 살아가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행하는 것도 전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주님의 계명이 살아 숨쉬도록 살아가자. 이제 주님의 성찬으로 나아가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