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ass 연중 제19주일(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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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1열왕 19,9.11-13 로마 9,1-5 마태 14,22-33

      주님, 저를 구해주소서

      우리가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상황들이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다가올 때가 있다. 경고 없이 다가오는 질병들, 상처들,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혹은 다른 모든 것들의 상실들이 그러하다. 그런데 이것은 인간의 준비를 넘어서는 것들인 동시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누군가 곁에 있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오늘 엘리야는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예언직에 대한 극한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오늘 읽은 성경의 앞부분에서 그는 하느님께 차라리 죽음을 허락해 달라고 청하고 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에 대한 인간들의 소동과 어려움들이 지속되는 상황에 지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복음에서도 제자들은 자신들 앞에 다가온 바람의 힘에 눌려 어찌해볼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두려움에 빠져들게 된다. 수없이 다가왔을 법한 폭풍우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오히려 더욱 두려움에 빠져들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신앙을 갖고 살아가기 전과 신자가 된 이후의 모습과도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는 제자들은 유령인줄로 생각한다. 정작 구원의 손길과 구원자의 모습이 드러났음에도 믿기지 못하고 오히려 더 두려워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예수님으로부터 당신이 누구신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라는 말씀이 전해진다. 이에 힘을 얻은 베드로는 진정 당신께서 예수님이시라면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해 주십사고 청한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오너라.’ 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막상 거대한 바람이 이는 것에 놀란 베드로는 물에 빠져들게 되고, 곧바로 예수님께 구원해 달라고 청하게 된다. 그는 예수님 안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서 벗어나 그에게 다가오는 불안하고 절박한 상황으로 인하여 자신의 믿음이 마비되는 시험에 들게 된 것이다.

      오늘의 말씀 가운데 흥미로운 것은 엘리야나 제자들은 모든 것이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그들 가운데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깨닫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엘리야는 크고 강한 바람이 바위를 부수고, 지진과 불이 지나간 뒤에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 속에 하느님을 발견하게 되었고, 제자들은 베드로가 예수님과 함께 배 안으로 돌아오시고, 폭풍이 잠잠해진 뒤에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고백하게 된다.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충분한 시간이 다가왔다. 우리가 예수님의 사랑 지극한 현존을 깨닫기 보다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질병이나 다른 정신적인 증후들로 인하여 두려움에 빠져들고 있는 나약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사실 어려움 속에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갖고 고요 속에서 머물며 주님께 의탁하는 시간과 그분께 대한 확신의 기도를 드릴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그분이 우리에게 오시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곁에 계신 분을 우리가 깨닫기 위해서다. 그래서 우리가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라고 외칠 때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깨닫고 나아갈 수 있는 고요의 시간을 갖는 한 주간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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