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노의 아베마리아 (메조 소프라노)라도 들으면서…..
” 알몸의 어머니”
눈보라가 휘 몰아치는 강원도 깊은 산골.
크리스마스날 아침.
두 사람의 발걸음이 있었습니다.
눈이 수북히 쌓인 산골짜기를 빠져나가
한참 골짜기를 더듬어
두사람이 마침내 한 무덤앞에 섰습니다.
‘이 곳이 네 어머니가 묻힌 곳이란다’
나이 많은 미국인이 청년에게 말했습니다.
6.25사변을 맞아, 치열한 전투속에
한 미군병사가 깊은 산골로 후퇴하던 중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아기 울음소리.
울음소리를 따라가 봤더니
소리는 눈구덩 속에서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아기를 눈에서 꺼내기위해 눈을 치우던 병사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습니다.
또 한번 놀란것은
흰눈속에 파묻혀있는 어머니가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습니다.
피난을 가던 어머니가
깊은 골짜기에 갇히게되자
아기를 살리기위해 자기가 입고있던 옷을 모두 벗어
아기를 감싸곤, 허리를 구부려 아기를 끌어 안은채
얼어 죽고만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에 감동한 병사는
언땅을 파 어머니를 묻고
어머니 품에서 울어대던 아기를
자기의 아들로 키웠습니다.
세월이 흘러 아이가 청년이 되자
지난날을 얘기하고
그때, 언땅에 묻혔던 청년의 어머니 산소를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청년이
눈이 수북히 쌓인 무덤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무릎아래 눈을 녹이기 시작했습니다.
한참만에,
청년은 입고있던 옷을
하나 하나 벗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그는 알몸이 되었습니다.
그런뒤 청년은 자기가 벗은 옷으로
무덤을 덮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어머니에게 옷을 입혀 드리듯
청년은 어머니의 무덤을 모두 자기 옷으로 덮었습니다.
그리고는
무덤위에 쓰러져
통곡을 합니다.
” 어머니 ! 그 날 얼마나 추우셨어요 “
곽인근 다니엘 퍼온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