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오 디비나의 몇 가지 원칙
1) 하느님 말씀에 대한 중요성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즉 하느님 말씀이 우리 신앙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그 말씀을 우리 삶의 중심으로 가져와 매일 가까이 접하도록 해야 한다.
2) 직접 자기 성경을 매일 찾아보는 습관을 갖는다. 요즈음 신자들은 주일 미사에 갈 때, 간단히 『매일미사』 책만 가지고 간다. 이로 인해 자기 성경을 직접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물어보아야 보아야 한다.
3) 고정된 성독 시간을 갖는다. 렉시오 디비나를 위한 고정되고 여유로운 시간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수도승 전통 안에서는 언제나 렉시오 디비나를 위해 고정되고 여유로운 시간을 강조하였다. 그러므로 렉시오 디비나 수행을 위해서 아무 시간이나 혹은 자투리 시간을 마련하기보다는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 성경 독서와 성경 묵상을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4) 고요한 기도의 장소를 마련한다. 하느님 말씀을 대함에 있어, 시끄럽고 번잡한 장소는 렉시오 디비나를 위해 적합한 곳이 아니다. 렉시오 디비나를 위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조용하고 평온한 장소가 필요하다.
5) 전(全) 존재로 읽고 들어라. 성경 독서는 단순히 눈으로만 읽는 것이 아니다. 고대나 중세의 수도승들은 입으로 본문을 읽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성경을 배웠다.
6) 지적이고 추론적인 접근 방법보다는 오히려 단순한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에 다가감이 중요하다.
7) 성경 독서를 할 때, 천천히 소리 내어 읽고 들어라. 성경 독서는 천천히 그 의미들을 음미하면서 온마음으로 읽어가야 한다.
8) 성독을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이 필요하다.
9) 인내와 항구(恒久)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것 없이는 우리의 영성 생활에서 참된 열매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10) 성령께 도움을 간절히 청해야 한다. 성령의 도움 없이는 렉시오 디비나 안에서 성경의 문자 너머의 더 깊은 영적인 의미들을 결코 깨달을 수가 없다.
11) 성경을 자주 읽고, 맛 들이고, 되뇌어라! 성경 독서 때 특별히 어떤 본문이 마음에 와닿게 되면 그것을 기억하거나 쪽지에 간직하고 계속 되놰야 한다.
12) 하느님 말씀에 순종의 삶으로 응답하라! 성독은 단지 마음 수양을 위한 어떤 수단이 절대 아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초대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에 그분의 전적인 주도권을 인정하고, 그분이 우리를 인도하시도록 철저히 그분 말씀에 머물며 순종해야 한다.
13) 하느님 말씀이 일상과 분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즉 일상 안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어디에 있든지 언제나 말씀과 함께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말씀과 일상이 더 이상 분리되지 않고 하나 될 때 비로소 그 말씀은 우리 삶 안에 깊이 뿌리내리게 될 것이다.
-허성준 가브리엘 신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출처 : 인천교구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