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를 받을
때 세례명(구, 본명)을 정하게 되는데, 이것은 세례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났기 때문에 새롭게 이름을 짓는 것이다. 이 세례명은 성인, 성녀의 이름을 본 따서 짓게 된다. 그리스도교가 점차 국교로 자리 잡게 되자 신앙과 교의, 교회축일, 교회의 이상을 의미하는 이름들이 신자들의 이름으로 지어졌다. 그러나 일치된 원칙이나 전통은
없었다. 5세기 경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여 세례를 받으면서 이름을 바꾸는 관례가 있었고, 비엔나 공의회(1311-2) 이후 확실히 세례성사 때에 세례명을 받는 것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르네상스 시대에 이교도적인 이름 또한 세례명으로 사용하자 신자들에게 세례명으로 반드시 성인들의 이름을 지어주도록
권장하게 되었다. 신자들은 세례 때에 성인들이나 그리스도교적인 의미의 새 이름을 받으면서 일생을 통해 특별히
그 이름의 성인을 수호성인으로 공경하여 그 성인의 보호를 받으며 신앙인의 삶을 살게 된다. 또한 세례명은
그리스도교의 신비나 덕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래서 평생 그 성인의 삶을 본받아 따르거나 세례명이 지시하는
그리스도교적인 이상을 실현하며 더욱 그리스도교적인 삶을 살도록 하는데 그 본질적인 의미가 있다. 그러한 세례명의
의미를 이해한 후 예비신자는 부모나 대부모, 인도자, 교리교사 등의
도움을 받아 세례명을 정할 수 있다. 세례명을 정하면 수호성인의 해당 날자가 주어지게 되는데 이를 축일이라
한다. 축일을 외우기 쉽게 하기 위해 무작정 당사자 생일에 해당 성인을 정할 수도 있으나 수호성인이 어떠한
분이시고 그분을 공경하며 그 보호를 정하고 그분의 삶을 따르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올바르게 정했다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