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 20,1-13 마태 16,13-23
우리를 반석위에 세우는 믿음
흔히 무엇인가를 혹은 누군가를 비난하는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제대로 된 비난을 위해서는 정황과 내용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비난은 변화를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어야 하며, 단순히 비난만 하고 끝내는 무능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기에,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아가기 위하여 비난을 최소화 하는 것이 진정한 공부의 자세가 된다는 것을 생각해본다. 따라서 분석력을 갖도록 도와주는 비평은 새로운 것이라고 하여 반드시 진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도와준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조금의 역경만 생기면 하느님과 대변인 모세에게 반항하고 대들며 시험하는 이스라엘을 만나게 된다. 아니 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상황이 좋을 때에는 어떠한 것도 문제가 되지 않다가 나에게 불리하게 되거나 기분 나쁜 상황이 다가오게 되면, 히든카드를 뽑듯이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약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공격하려는 습성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으로부터 질책을 받는 이유는 그들이 주님을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분의 거룩함을 드러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거룩함은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의 가치와 기준과 구별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한편 베드로라는 이름을 받게 되는 시몬 바르요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의 대명사가 된다. 그 반석위에 세워진 집은 어떠한 바람과 폭풍이 들이쳐도 쓰러지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씀해주신 대로 베드로 사도는 앞으로 그렇게 변화될 것이다. 베드로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그의 인간적인 조건들과 담대함과 즉흥적인 모습들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그는 성령의 힘으로 인하여 예수님께서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이시라고 고백하게 된다. 이처럼 교회가 세워진 반석은 처음부터 단단한 것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 견고해지는 모습으로 다듬어져 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베드로 사도의 믿음 위에 자리하고 있음을 깊이 묵상하면서 우리도 거룩한 돌이 되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베드로라는 반석 위에 또 하나의 돌이 된다는 것을 묵상해보자. 그것은 누군가 우리를 필요로 찾아올 때, 그 대상이 누구든지 우리의 삶을 통하여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커다란 공헌을 하는 것을 뜻하지 않으며, 우리와 대화를 나누는 모든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일상의 나눔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반석이 되어준 사람들에 대하여 깊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또 다른 힘을 얻어야 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무엇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준비를 통하여, 남모르는 수고를 통하여, 깊이 있는 묵상을 통하여 한 걸음 한 걸음 다져지는 반석의 삶을 조각해보는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올바른 길을 선택함에 주저함 없이 나아가게 될 것이며, 이것이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준비하신 완성된 단단한 믿음의 삶으로 인도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이런 하루를 말들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하루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