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코린 4,7-15 마태 20,20-28
눈물의 잔을 마실 수 있는가?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너도 마실 수 있겠느냐?’ 이것은 예수님께서 야고보와 그의 형제 요한에게 질문하신 것이다. 그 이유는 그들의 어머니가 예수님께서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시게 될 때, 특별한 자리 곧 예수님의 오른편과 왼편에 앉을 수 있도록 요청하였기 때문에 던져진 질문이다. 야고보와 요한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곧바로 대답한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마시게 될 잔과 수반되는 잔을 갖추지는 못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야고보와 요한이 스스로를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잘 알고 계셨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약함과 하느님의 은총의 힘과 권능을 알고 계셨기 때문에 그들에게 말씀하신다. 내 잔을 너희도 참으로 마실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야고보는 멀지 않아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삶 속에서 그분이 마시게 될 잔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그는 겟세마니에서 예수님께서 마시게 될 잔을 마주할 때 요한과 베드로와 함께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는 예수님께서 “아버지 가능하시다면 이 잔을 저에게서 치워주십시오. 하지만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마태 26,39)라고 기도하실 때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예수님께서 수난을 당하시고 십자가형에 처하시게 되는 당신의 잔을 마시게 될 때 야보고와 제자들은 최후의 만찬 때 그들이 약속했던 것을 잊어버린 듯 한 모습이 되어버린다. 베드로는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당신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당신을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제자들도 그렇게 말하였다.”(마태 26,35)
예수님은 야고보의 나약함 뒤에 숨어 있는 모습을 통하여 놀라운 일을 행하시는 분이셨다. 이제 머지않아 야고보도 주님의 잔을 마시게 될 것을 알고 계셨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바라보는 야고보 성인을 묵상하면서 그분의 모습을 기도로 만들어보자. 그것은 “우리의 위대한 성 야고보여 당신은 고통과 죽음의 잔을 나눈 첫 번째 사도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 기도를 반복해서 바치다보면 우리가 오늘 경축하는 야고보 사도의 축일의 의미를 내 삶에 깊이 되새기지 않을까?
오늘 나에게 제공되는 주님의 잔을 마실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아주 빨리 대답하기에 앞서, 우리를 강하게 하기 위하여 야고보 성인의 기도를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분의 어머니라고 표현할 수 있는 여인들을 기억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그의 친어머니가 아닌 예수님을 따르던 다른 여인들이 십자가 처형을 당하시는 예수님 곁에 계셨던 것처럼(마태 27,56) 우리들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기도로 요청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나약함을 알고 있지만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 안에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요청되는 예수님의 잔을 충만하게 마실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 잔이 비록 슬픔과 괴로움과 고통의 잔이라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것이라면 기쁘게 마실 수 있는 오늘을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