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 7,9-10.13-14 요한 1,47-51
우리가 지니게 될 모습
순교자 성월을 시작하면서 쁘레시디움 별 강복을 다니던 어느 날, ‘오늘 이 자리에 예수님이나 성모님이 나타나시면 내가 그분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질문의 핵심은 그 다음에 나온다. ‘우리가 결국 변화될 모습이 바로 그분들의 모습이라고 확신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지금은 희미하게 바라보지만 그 때에는 얼굴을 마주하고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하셨음을 기억하여야 한다. 특히 순교자들은 이런 믿음의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믿음의 눈으로 주님을 보았기 때문에 순교할 수 있었음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늘 우리는 대천사 축일을 지내면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고 도와주는 영의 움직임에 대하여 깊이 묵상해야 한다. 그것은 어떤 신기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주님의 천사들이 하늘에 오르내리는 것처럼, 우리 주변에도 천사들과 성령의 도움이 함께하고 계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보증이 있기에 참된 신앙인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라파엘 천사는 토빗과 그의 며느리 사라를 치유해준다(토빗 12,11-14). 가브리엘은 마리아를 방문하여 그녀에게 하느님의 아들의 어머니가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준다(루카 1,26-38). 미카엘은 하늘의 위대한 보호자로 나타난다.(묵시 12,7-9). 이렇듯 세 명의 대천사는 각각 구원의 역사에서 자신의 역할을 지금도 세상 속에서 하고 있다는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우리는 이런 천사들에 대한 관념을 나름대로 갖고 있다. 그들은 영적인 존재이며, 우리가 완전하게 알지 못해도 우리 곁에 함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신자들은 자신들이 위험에 처해있거나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그들의 도움과 협조를 요청하기도 한다. 성경에서는 하느님께서 마지막 날에 백성들을 모아들이시기 위해서 그분의 천사들을 보내실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다.(마르 13,27). 그러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왕좌에로 우리를 천사들이 이끌게 될 그 날을 준비하도록 기도하는 것이다.
복음에서 나타나엘은 나중에 천사들이 오르내리는 놀라운 일을 보게 될 증인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처럼 우리들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하느님의 뜻과 계명을 살아가다보면, 주님의 천사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피조물인 우리를 세상에 버려두시는 분이 아니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결국 하느님을 마주 뵈올 수 있는 모습으로 변화될 것임을 지향하면서 우리의 삶이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서도 건설할 수 있는 천사의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곁에서 모든 도움을 주는 천사들과 함께 기쁨의 시간을 나누는 오늘이 되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