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 에제 37,21-28 복음 : 요한 11,45-56
표징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들
‘흔들리는 갈대가 인간’이라고 정의 했다면 바보라고 하겠지만 ‘인간은 흔들리는 갈대’라고 말하면 얼마나 놀라운 통찰인가! 말의 순서를 바꿨을 뿐인데 다른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것은 비유와 의인화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하느님을 보지 못하고 로마를 바라보고 살아가고 있음으로 나타난다. 결국 하느님을 섬긴다고 말하는 사람들 속에서 세상의 정권과 힘에 의지하며, 자신들의 자리를 모든 사람들의 대표로 승격시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자신은 빠지고 예수님을 방패막이로 내세운다. 아니 죽음으로 몰아세워 자신들의 허물을 덮으려고 하고 있다. 예수님이 희생된 후에는 과연 누가 또 그들의 희생제물이 되어야 할 것인가?
사랑이라는 명제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특히 그들 가운데 질문을 던져서 답을 얻어간 사람들이 있을 텐데도 그들은 입을 다물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표징을 제대로 읽지도 못할뿐더러, 지나치게 표징에 휩싸인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것이 나 자신일수도 있다는 것을 경계해 본다.
이제 성주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빨마 가지를 손에 들고 환호하던 모습에서 돌변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그리고 그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시는 예수님의 모습과 그분의 모습을 영광스럽게 해주시는 승리의 모습까지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해마다 돌아오는 표징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표징의 겉에만 머물지 말고, 그 삶의 핵심으로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