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17,3-7 로마 5,1-2.5-8 요한 4,5-42
사랑의 샘이신 예수님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가 감히 하느님께 대들고 시험하는 모습을 생각해 본다. 모든 것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욕망을 위하여 더욱 세속적인, 인간적인 요구만을 늘어놓는 나의 모습은 없었는지 되돌아본다. 사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요구한 물은 생명이었다.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인류가 걱정하는 것도 석유나 기타 자원도 있겠지만 ‘Blue Gold’라고 불리는 물의 전쟁이다. 그리고 복음에서도 사마리아 여인은 우물가에서 영원히 마리지 않는 물을 달라고 청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플라스틱 병에 담긴 물을 사먹기 시작한 것은 몇 십 년 전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곳에서나 자연스럽게 물을 사 먹는다. 물은 우리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며 힘을 주기 때문이다. 목마른 갈증을 해결한 근본적인 것은 물이다.
물은 성경 안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육체적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물로 나타난 것이 예수님을 만남으로 인하여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며, 사랑의 샘이신 물줄기를 깨닫게 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해 충분한 물이며, 하느님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살아있는 물이시다. 이것이 사마리아 여인과 함께 하신 예수님의 말씀 속에서 분명하게 진실로 나타난다.
예수님께서는 이 여인의 마음 안에 영원한 생명을 향한 샘솟는 물을 자리 잡아 주신다. 예수님의 말씀은 그녀의 마음을 두드리는 샘물이 되었고 구원을 가져다주는 도구였으며, 그분 안에서 믿음을 통한 삶을 발견하게 이끌어 준다. 말씀은 그녀의 입을 통하여 믿음이 흘러나오게 이끌었으며, 예수님과 함께 하는 회개의 삶은 물론 우리가 알고 있듯이 예수님께 가르침을 받으려고 그녀가 불러들인 마을 공동체 안에서도 이루어졌다. 이제 많은 이들이 그분의 가르침을 듣고 그분을 믿게 되었다.
그러나 사마리아인들의 갈증은 이렇듯 복음에서 만나는 갈증만이 아니었다. 예수님께서 갈증으로 우물에 오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분의 갈증은 물에 대한 것만이 아니었다. 그분의 갈증은 그 여인을 이끄는 것과 그녀의 마을 사랑들에게 구원을 가져다주시려는 것이었다. 이 갈증은 사마리아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신앙의 물로 해결 됐다.
오늘의 말씀은 우리에게 희망과 평화를 가져다준다. 성 아우구스티노가 말했듯이 “우리가 그분을 위해 목말라하듯이 하느님께서는 목말라하신다.”(CCC 2560)는 가르침을 되새겨 준다. 그 갈증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당신의 아들을 보내주셨을 때 드러났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완벽한 중개자로서 우리를 위한 아버지의 목말라함과 아버지를 위한 우리의 목마름을, 당신 안에서 이루어지는 믿음을 통하여 완성하셨다.
우리가 육체적으로 물을 필요로 하듯이, 그리스도를 충실하게 따른다는 것은 영적인 사실에 그 필요를 근거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사순시기의 광야 체험 속에서도 교회가 인도하는 삶에 충실하게 나아가는 것은 우리가 예수님 안에서 사랑의 샘을 받아 누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게 도와줄 것이다. 그분 안에서 우리는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우리를 인도하시는 사랑에 감사하는 한 주간이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