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ass 부활 제7주간 수요일(6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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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사도 20,28-38 요한 17,11-19

      일치와 사랑의 도구인 기도와 실천

      가랑비에 속옷까지 젖는다는 표현이 있다. 꾸준히 떨어진 처마의 낙수가 돌을 뚫는다고도 했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진리 가운데 하나가 더 있으니 우리가 세월의 세례를 빗겨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성숙과 성장 그리고 소멸까지도 우리의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것을 생각해본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삼년 반 동안이나 정성을 기울여 하느님을 전하고 말씀을 선포한 에페소 공동체와 이별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교회 원로들에게 당부하는 말이 심상치 않다. 이제 원로들 가운데에서도 진리를 왜곡하는 말을 하며 자기를 따르라고 제자들을 꾀어내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라는 경고와 더불어 하느님과 말씀에 모든 것을 맡기고 살아가라고 당부하고 있다. 결국 분열과 파괴의 삶은 우리 곁에서 하느님과 인간, 그리고 인간 상호간의 결속을 흔들어놓지만 우리가 하느님 안에서 기도하는 삶과 기도를 실천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놀라운 선물로써의 일치와 사랑은 거룩하게 된 모든 이와 함께 상속 재산을 차지하도록 준비하신 하느님의 계획이라는 것을 당부하고 있다.

      오늘 우리가 듣는 최후의 만찬 석상에서 이루어지는 예수님의 기도를 통하여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흔히 다른 많은 신자들의 기도를 통하여 서로를 위한 마음과 하느님의 은총을 청하는 것을 들을 경우들이 있다. 그러나 예수님의 기도는 비장하면서도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나도 죽음을 준비하면서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이렇게 기도할 수 있을까? 혹 나 혼자만의 구원을 위해서 기도하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지금껏 살아온 것은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지금부터라도 무언가 새로운 기도와 실천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라는 것들을 생각해본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예수님께 주신 이름으로 제자들을 지켰고, 지속적으로 지켜 주십사고 청하는 것이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우리가 예수님의 가르침에 충실하고 그분과 함께 친교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도록 아버지께 기도하시는 것이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나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마지막 기도 역시 이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증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악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시기를 청하는 예수님의 기도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우리가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실상 우리는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도와주시는 부분이다. 따라서 우리의 주님이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보호해주시는 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예수님의 기도를 바라보게 된다. 우리는 언제나 어디서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성령을 보내주시어 우리를 당신의 친교 속으로 초대하시는 분이심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아버지로부터 오는 무한한 사랑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신 예수님의 승리를 통하여 그리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주신 것을 고백하면서 우리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야 하는 사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시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봉사의 기초는 주님께서 보여주신 기도와 실천에 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신 그분의 기쁨을 나누라는 당부다. 그리고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와 영원히 머물게 될 때 이 기쁨은 완성될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음을 간직하면서, 오늘 우리의 기도와 실천이 주님과 하나 되는 도구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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