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5,27-32. 40-41 묵시 5,11-14 요한 21,1-19
어서 와 먹어라.
우리는 오늘 우정과 화해와 신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부활 주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깊이 묵상하는 시간이기에 더욱 간절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주님을 만나는 제자들은 그분께 대한 의심이 점점 사라지고 오히려 주님을 알아보는 능력이 배양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전에 제자들을 부르실 때처럼 부활 후에도 다시 불러주시기 위해 오시는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다. 예수님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친구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오시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준비하시고 와서 먹으라고 내어주신 것은 빵과 물고기였다. 이것은 수천 명을 먹이신 재료였으며,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으로 나눠주신 당신의 몸이었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베드로에게 당신의 양을 잘 돌보라는 사명을 주신다. 음식을 나눈 뒤 사랑을 확인하는 예수님의 모습 속에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시는 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음식을 나누고 죄를 용서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세 번의 부정을 넘어선 예수님의 세 번의 질문은 그들이 예전에 지녔던 우정의 끈을 더욱 확고하고 영구적이게 만들어 주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각 각의 질문 때마다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먹여라).” 이제는 주님의 제자에게 사명의 명확성이 부여되는 순간이다.
이것은 나와 예수님과의 관계성에 대한 이야기다. 나의 처지가 어떤 순간에 놓여 있더라도 먹여주시고 힘을 주시려는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고, 그 사랑의 힘으로 서로에게 우정과 화해와 친교와 사랑을 살아가도록 부르시는 것이다. 곧 하느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게 우리를 초대하시는 것이다.
먹고 마시는 것에서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고 영으로 살아가는 공동체로 불러주시는 예수님의 식사 초대에 오늘 응답하여 나와 있는 나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다. 주님없이 우리에게 아무 소용도 아무 능력도 없다는 것을 믿음으로 고백하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요한 복음사가는 어둠과 빛을 이야기와 더불어 빛으로서 오시는 예수님을 만나도록 우리를 초대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주님의 말씀을 가슴에 담고서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어서 와 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