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5,34-42 요한 6,1-15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아시는 예수님
노래방에 가면 부르는 노래 가운데 하나가 ‘You raise me up’이라는 곡이 있다. 노래 가사가 좋아서 부르는 것인데, 우리가 어떤 처지에 있든지 우리를 더욱 힘 있게 세워주시고 일으켜 주시는 손길에 대한 감사의 노래다. 그런데 일상에서 우리의 간절하면서도 조마조마한 순간에 예수님께서 도와주실 것이라는 믿음위에 설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아마도 우리 인간의 한계 상황에서 오는 두려움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노래 가사처럼 주님께 의탁하면서 걸어간다면 우리의 여정 속에서 그분의 인도와 보호 그리고 더욱 큰 선물을 주시기로 약속하신 것과 평화를 발견하게 될 것임도 분명하다.
이런 느낌을 느낀 적은 없었는가? 앙꼬 없는 찐빵, 진주를 뽑아 낸 조개, 산란을 마친 연어, 밥이 없는 밥통, 하드디스크가 망가진 컴퓨터, 등등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놓고 난 후에 다가오는 느낌들을 느낀 적이 있는가? 때로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 한 느낌이면서, 동시에 달릴 길을 다 달린 후 느끼는 뿌듯함도 배어 있는 표현이 될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말씀 속에서 사도들과 예수님의 모습을 통하여 이렇듯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과 아낌없이 정성을 다하는 삶을 바라보게 된다. 동시에 이런 모든 일들이 가능하게 이끌어 주시는 아버지 하느님의 섭리에 감사를 드리게 된다.
이런 저런 이야기 중에서도 우리 각자에게 돌아오는 근본적이며 피할 수 없는 질문이 있다면, ‘우리 인생 가운데 시험에 들 때,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런 순간에 주님께 마음을 돌리고 의지하면서 우리의 필요한 사항을 해결해 달라고 청하는 모습과 결과에 대하여 어떻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라는 것이다. 많은 경우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집중의 이중적인 부담으로 혹은 의심을 갖을 수 있다. 그런데 어려운 문제도 쉽게 생각해보면 답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렵게 느끼는 순간은 내 마음과 눈을 가려서 앞을 못 보거나 방향을 잃도록 만드는 시간이다. 따라서 우리가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속담처럼 집중할 대상으로서의 주님을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사히 그리고 안전하게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살아가도록 매일의 삶 속에서 주님의 소명을 확인해 나가는 것이다.
결국 예수님의 무한하고 얽매이지 않으며 계산할 수 없는 사랑이 우리 삶에 적용되는 순간에야 우리의 이성과 논리는 놀라운 선물이라는 것을 고백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 반대로 예수님께 다가가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길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 누구도 주님 앞에 선다는 것에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주님 앞에 나아가고 있다. 이것은 성령의 능력에 의지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신비의 삶이다. 따라서 우리의 기회가 좋든 나쁘든 관계없이 주님께서 우리의 힘이 되어주시고, 우리의 모든 소원을 이루어주시는 분이심을 기억해야 한다.
예수님을 따르는 군중들에게 양식을 나눠주신 오늘의 복음을 묵상하면서 더욱 깊은 의미로 다가오시는 성찬례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우리도 복음의 군중들처럼 예수님을 따라 나섰고, 그분 곁에 앉았으며, 예수님의 말씀과 천상의 음식 곧 생명의 양식을 먹기 위해서 이 자리에 있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가장 큰 축복이며, 힘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우리 곁에 현존하시는 주님의 고백하며, 우리의 모든 굶주림과 허덕임을 주님께 맡기고 가까이 나가오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주님의 보호 아래 우리의 모든 신뢰를 드리며 우리의 근심과 걱정까지도 맡겨드리는 오늘이 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