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arathon 마라톤 정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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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오십대라고…. 앞으로 오십년은 더 달려야지 (펌)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가장 회자되는 말이 무엇일까. 인생백년 노후준비라는 말도 빠지지 않을 것 같다. 정말 인생백년 시대가 되었고 그 화두는 단연 돈과 건강이다. 의학의 눈부신 발달로 특별한 탈이 나지 않는 한 백년의 고지에 깃발을 꽂을 확률이 높아졌다. 돈은 경제력이 없는 시기에 어떻게 먹고 살 것 인가의 고민이고, 건강은 몸이 자꾸 부실해져가는 시기에 어떻게 안 아프게 할 것 인가의 고민이다. 돈만 있어도 부족하고, 건강만 있어도 부족하다. 돈과 건강이 잘 갖추어져 있다면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나머지(부부의 사랑, 가족의 화목, 친구, 사회활동 등의 관계)는 본인이 하기에 달렸다.

      그런 면에서 마라토너는 인생백년 시대의 한 패를 잘 움켜쥐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것은 건강이라는 패다. 돈을 쥐고 있으면 진실이든 거짓이든 사람의 마음마저 얻을 수 있지만 건강만은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세상 최고의 보물이 건강이다. 먼저 부모에게 받은 건강은 스스로 지키고, 살아가면서는 건강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건강을 얻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건강마저도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런데 건강을 위해 달리는 마라토너가 건강을 잃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건강하기 위해서,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달리는 마라톤이 마라토너를 힘들게 만든다. 그게 마라톤의 탓일까? 아니다 마라톤은 정직하다. 마라톤은 준비 부족한 마라토너에게는 준비하게 만들고, 과도하게 욕심을 내는 마라토너에게는 (몸에)신호를 보내어 자제하라 경고한다. 마라톤이 마라토너에게 보내는 신호나 경고를 애써 무시하지만 않는다면 행복할 것이다.


      인간의 마음이란 게 알아서 정리되는게 아니기에 문제가 된다. 마라토너도 마찬가지다. 마라톤이 하는 말을 알아들어도(혹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마음의 욕심 때문에 딴 짓을 하게 된다. 마라토너 자신이 설정한 고지가 바로 앞인데 포기하지 못한다. 아니 포기할 수가 없다. 그 동안 투자한 공력이 아까워서도 주저앉을 수 없다. 마라토너에게 더 빨리 뛰고 싶은 욕심은 정당하지만 브레이크가 없어서 위험하게 된다.

      건강하기 위해서 달렸는데 건강을 잃는다. 얼마나 큰 모순인가. 또 얼마나 큰 불행인가. 인생백년의 반환점을 (대다수의 마라토너가 중년의 사람들이기에)앞뒤에 두고 이런 일을 당한다는 게 어떤 의미를 던지는 것일까. 이제 막 인생백년의 반환점을 돌았다면 앞으로 오십년은 더 달려야 한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오십년보다는 앞으로의 오십년이 건강을, 아니 마라톤을 더욱 절실히 필요로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차라리 지금까지는 마라톤을 하지 않았더라도 지금부터는 걷기부터 시작해 마라톤에 입문하여 평생의 벗으로 삼고 의지하며 살아야 할 시기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시기에 마라토너가 건강을 잃는다. 오호애재(嗚呼哀哉)라, 이보다 더 큰 불행이 없다.

      지나치면 안 하니만 못하다고 했던가. 마라톤도 한번쯤 최선을 다해 보았고, 조금은 천천히 하라는 몸의 신호를 받는다면, 심사숙고하고 한 발 뒤로 물러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마라토너의 나이가 어느덧 중년이 아닌가. 회오리바람 같은 마라톤 보다는 살랑살랑 나뭇잎을 흔들고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잔바람 같은 마라톤을 하면서 평생 건강도 지키고 평생 마라톤대회장의 주로를 지키는 주인으로 남는 게 어떨까.

      마라토너가 건강을 위해 마라톤을 했듯이 오래도록 마라톤을 하는 게 큰 기쁨이고 행복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주로에서 “어르신 대단하세요” 소리는 아무나 듣는 게 아니다. 앞으로 남은 오십년은 정말 길다. (2011.4) 

      Daniel Kwak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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