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arathon 마라톤 도전을 위한 Half Marathon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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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오월의 첫날!
      드디어 가마동의 초창기 회원으로 16개월만에
      마라톤이라는 이름이 붙은 대회를 처음 출전하였다.
      너무 뜸을 오래 드린 탓일까? 나의 처녀 출전에 모두들 놀라와 했다.
      나도 내 자신에게 묻는다. “왜 돈내고 이 고생을 하냐?”를 출발 전까지 물었다.

      5월1일 새벽 3시 30분 남편과 함께 일어나 어제 준비한 옷을 입고 있는 동안
      결혼후, 처음으로 우리 남편이 나를 위해 버터 토스트를 하고 있다.
      새벽4시 나의 외동 아들을 깨우고 함께 토스트를 먹기 시작하였다.
      참 그들은 잘 먹는다. 난 배가 사르르 아프고 심장이 쿵쾅거려서… 먹을 수가 없다.
      물론 지난 밤에 잠도 거의 어떻게 잤는지… 후회와 걱정이 밀려든다.

      그냥 눈 질끈 감고 있을 걸….미쳤지!

      4시 30분 약속 장소로 가서 나의 사랑스러운 동지들(거의 나의 이모삼춘뻘)을 만나서
      KENOASHA 대회장으로 갔다. 신경이 곤두선다.
      출발전 나의 가슴은 이미 100m를 달린 사람같이 뛰고 있다.

      출발!

      1마일을 지나면서 나의 넘치는 힘을 조금씩 자제 했다.
      5마일에 있는  나의 가족과 동료에게 힘차게 손을 흔들고 미소까지…
      끝없이 펼쳐지는 호변으로 달리는데 바람과 햇빛도 따라 뛴다.
      끝없는 개미행렬이 길을 덮고 그 끝이 안 보인다.

      나는 자꾸 땅으로 꺼지는 듯 주위에는 나보다 큰 사람만 있다. 참 짧구나!
      내가 앞 지를 사람은 없고 나를 앞 지르는 사람 밖에 없다.
      하지만 난 이것이 나와의 싸움임을 잊지 않고 동요되지 않았다.
      음료수대에서 선배들이 말한데로 물을 마시는데, 겁이 나서 거의 입만 가시었다.
      이것이 나의 첫번째 실수이다.

      7마일이 지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순간 아직까지 계획대로 좋다.
      8마일을 지나면서 음료수대가 없고 에너지 젤을 먹어야 하는데, 먹지 못하였다.
      이것이 나의 두번째 실수이다.

      10마일을 지나면서 약간씩 호흡을 가다듬을 때 남편이 나타났다.
      같이 뛰어주겠다고… 이 세상에 남편 밖에 없다.
      하지만 5분도 지나지 않아 화가 난다.
      힘을 내주려고 뛰는 사람이 마누라의 지친 모습에 안쓰러운지 말을 한마디도 안한다,
      “애는 왜 옆에 뛸까? 정말 도움 안 되네!”
      화와 함께 피곤이 밀려온다.
      목도 마르다.
      음료수대는 아직도 안 나온다.
      한참을 뛴듯한데…
      11마일이라는 표지판을 보자 짜증과 다리가 말을 안 듣는다.
      이때 우리남편의 한마디, “다 왔어”
      다오기는 2.1마일을 더 뛰어야는데…..

      12마일을 앞두고 급기야 1분여를 걸었다. 약간 기억이 희미하다.
      나의 상태에 놀란 남편이 뛰어가 물을 가지고 온다.
      그때, 아! 배고프다. 끝까지 뛸 수 있을까? 힘이 없다.
      반환점을 돌았다. 음료수대가 또 있다. 또 물을 마신다.
      선배들이 믈을 벌컥 마시지 말랬다. 하나, 난 살아야 한다.
      불쌍한 남편 말리지도 뭐라고 말도 못하고 눈치만 본다.

      1분여가 지나자, 온 몸에 뜨거운 에너지가 퍼지는 듯 했다.
      뛰기 시작한다. 빨리, 더 빨리 !
      내가 지체한 시간을 되 찾기 위해…

      남편은 “저기가 FINISH LINE이라고 한다”   난 아무 것도 안 보인다.
      큰 길을 지나 사람들이 모여있는 가운데를 뚫고 전 속력으로 달린다. 골인!
      2시간 22분 07초 나의 기록이다.
      후회가 밀려든다. 울고싶다.

      뛰고 나서 늘 찾아오는 근육통이 없자, 난 또 다시 나는 꾀쟁이라고 생각한다.
      좀만 더 열심히 할 껄….

      하지만 인생에서 마라톤이라는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가
      나의 경험이 되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한번 쯤은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일인 것 같다.

      10월에 완벽한 나의 도전을 위해 내일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하려합니다.
      그때는 더욱 멋진 소감을 전할 수 있기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응원을 위해 이른 새벽부터 같이 동행해준 우리 가마동 식구들에게 특히 감사합니다.

      시카고 가마동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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