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ass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11월 9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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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에제 47,1-2.8-9.12 요한 2,13-22

       

      주님의 현존이 우리 안에

       

      집을 설계할 때 정화조를 설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중요한 일이 된다. 사용하는 입장에서 공급되는 물품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그것에 대한 사용과 처리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좋은 것을 먹고, 잘 활동하고, 잘 배출하는 여러 가지 통로들을 통하여 건강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머무는 장소나 건물은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로 인하여 그 빛을 더하게 된다. 흔히 교회를 건물로 표현할 때가 있는가하면, 믿는 이들의 공동체요, 죄인들의 피난처, 하느님께 기도하는 집, 교계제도 안의 모습, 두려움과 결실의 모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모든 생각의 바탕에는 오늘 기억하는 라테라노 대성전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리고 우리의 성전도 그 모습이 될 것이다. 모든 교회들의 어머니라고 일컬어지는 교황의 교회 라테라노 성전은 우리가 성전을 대할 때의 우리의 모습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의 선물 안에서 기뻐하는 동시에 참 교회의 이해를 도와주며, 우리 삶에서 자리 잡고 있는 교회의 성격을 깨닫게 도와준다.

      교회는 진정 하느님으로부터 온 선물이다. 교회의 머리로 그리스도를 두고, 인간성과 신성으로 연결된 집이다. 에제키엘 예언자로부터 성전의 이미지는 하느님의 거룩한 현존으로부터 흘러나와 풍부한 생명력으로 자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또한 치유와 양육과 변화의 힘도 교회에서 흘러나오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바오로 사도 역시 교회는 하느님의 현존인 동시에 하느님의 백성이 교회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에제키엘이 선포한 성전에 대한 환시는 오늘날 교회의 현실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주님을 모시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님의 말씀과 행동이 밖으로 드러나야 건강한 신앙인의 공동체, 주님의 백성인 교회가 되는 것임을 고백하는 것이다.

      가족끼리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여행을 계획할 때, 시원한 계곡을 만들 필요도 없다. 바다의 파도나 시원한 바람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함께 떠나기만 한다면 그곳에서 자연은 이미 우리 안에 다가오는 것과 비슷하다. 이처럼 우리는 특별히 아름다운 성전이나 자랑거리가 될 만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 안에 계시다는 것을 보여줄 일치와 사랑의 공동체, 참 기쁨이 넘치는 공동체의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우리가 찾아 나서는 주님이 아니라 우리를 찾고 계시면서 언제나 함께 하시는 주님을 체험하고 고백하는 교회가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임을 깨닫는 오늘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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