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 3,1-4.23-24 루카 1,57-66
준비고사
매 순간 시험을 치르게 되는 것을 힘겨워하면서도 그것을 완전히 부정하거나 거부하지 않는 이유는 나 자신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실력의 향상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의 고비를 통과하는 의례로 시험을 치르게 된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나면 나중에 큰 시험을 치르게 될 때 당황하지 않고 진행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진노의 날, 심판의 날, 구원의 날에 앞서 엘리야를 보내주시겠다고 말씀하고 있다. 이것은 모든 이가 마음을 돌려 구원을 받게 하려는 준비의 단계다. 이로써 우리의 준비와 기다림보다 하느님의 준비와 기다림이 더욱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실 시험을 치르는 쪽보다는 문제를 내는 쪽이 더욱 힘들기 때문이다. 이제 주님과의 관계성 안에서 지난 시간의 성공과 실패를 반성하고 우리의 영적인 생활들의 목록을 준비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아울러 성탄을 준비하면서 외형적인 준비 못지않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총의 선물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곧 다가올 성탄을 앞두고, 지난 대림절 첫 날에 어떤 계획을 했었는가?
이번 대림 기간 동안의 나의 최종 목적은 무엇이었는가?
그 결실들을 이루었는가?
이리 성탄을 준비하면서 고해성사를 참여했다. 그것은 오시기로 되어 있는 주님을 준비하기에 늦지 않았음을 증명해준다.
복음에서 드디어 예수님의 준비자로서 세례자 요한의 탄생 이야기가 나온다. 즈가리야의 입이 열리고 집안의 혈통적 이름이 아닌 계약과 구원의 이름을 지어줌으로써 하느님을 찬미하게 되었음을 바라보아야 한다. 사실 요한이라는 의름은 희브리 말로‘하느님께서 자비를 보여주셨다’는 뜻이다. 엘리사벳의 처지와 즈가리야의 처지를 돌보아 주셨고, 오실 주님을 준비하는 엘리야의 역할을 주셨기에 백성들을 준비하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고백하게 되는 것이다. “이 아이가 대체 무엇일 될 것인가?”라고 마음에 새긴 사람들의 말처럼 나는 과연 어떤 주님의 자녀가 될 것인가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