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ass 대림 제3주간 수요일(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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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이사 45,6-8.18.21-25 루카 7,18-23

      하늘나라에 들어가고 싶으면 예수님을 찾아라!

      감기가 걸린 후 여러 가지 느끼는 바가 있었다. 일단 내가 하려는 일들에 제한이 생겼다. 몸이 아픈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를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약을 먹고 주요 증상이 사라지면 완전히 감기를 이기고 승전한 기분이 들게 된다. 이처럼 모든 감기 증상이 사라지지 않더라도 제일 큰 통증이 사라지면 고통 중에서도 기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또한 삶의 나태함이 아니라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과 더불어 주님을 따른다거나 예수님을 찾아 나선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얼마 전 클리블랜드에서 봉쇄수도원 생활을 하시던 수녀님들 두 분의 방문이 있었다. 이유는 이민국에 관계된 비자 문제로 그 수도원에 방문하여 미사를 봉헌해 주시던 신부님과 함께 시카고에 방문하게 된 것이다. 그분들과 짧은 만남을 통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나누려고 한다.

      10년 만의 첫 외출을 하셨던 수녀님들의 모습은 낯선 곳에 떨어뜨려진 두려움이라고 할까? 그런데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그 안에 담겨진 놀라운 에너지들을 느낄 수 있었다. 외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모습을 처음으로 드러내는 것은 아닐까하는 느낌이 들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신기하고 놀라워하며 성가와 노래를 부르던 모습. 사소한 이야기에도 즐거워하면서 행복해 웃음 짓던 모습, 세상의 모습과는 떨어진 곳에서 살면서도 결코 어둡거나 변형되지 않은 순수한 인간의 모습 속에서는 하느님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저녁 늦게 도착하여 성체를 간절히 모시고 싶어 하던 눈망울. 지금 실컷 웃어두어야 한다면서 해맑은 목소리로 웃던 순간들. 모든 것이 절제되고 금욕적인 생활을 해야 하기에 힘들 것 같은 생각을 비웃듯이 주님을 가까이 모시고 살아가는 어린아이의 영혼 속에서 느껴지는 용기와 지혜와 사랑을 보여주고 집으로 돌아가시던 모습들이 나에게는 커다란 강론이며, 주님의 손길이었다.

      복음에서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가 질문한 것처럼 다른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보고 들은 것 속에서 주님의 놀라운 뜻을 바라보고 따라나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두 분 수녀님을 통해서 체험하게 되었다. 자동차로 이동하는 동안 계속해서 찬미의 노래와 재능을 기쁘게 나눠주실 때의 감동을 여전히 느끼고 있다. 그분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분들의 수도 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성체 앞에 나아가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가운데 나를 기억해 달라고 감히 부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 또한 그분들을 통하여 예수님을 찾아나서는 길에 힘을 얻게 되었음을 감사드린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보고 들었듯이 나 또한 주님을 더욱 깊이 있으면서도 편안하고 즐겁게 찾아 나서는 오늘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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