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ass 대림 제1주일(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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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이사 2,1-5 로마 13,11-14 마태 24,37-44

       

      첫 시작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순환이 시작되었다. 완전히 새로운 시간에 들어선 것이다. 그것을 느낄 수 있는가? 교회력은 그 모양에서 드러나듯이 하나의 원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반복되어 가는 모습으로 우리를 성화시키고자 한다. 그렇다면 교회력의 모습을 잠깐 살펴보자.

      그 시작은 대림절이며 보라색으로 꾸며진다. 크리스마스 때 흰색으로 바뀌며, 몇 주 뒤에 연중을 뜻하는 녹색으로 변한다. 그리고는 사순절을 표시하는 보라색으로, 그리고 성주간에는 빨간색으로, 그리고 부활 때에는 흰색으로 바뀐다. 부활시기의 정점에 도착하게 되면 성령의 불을 나타나는 빨간색을 사용하는 오순절이 나타난다. 그리고 다시 연중을 나타내는 녹색으로 채워지면 한 해가 완성이 된다.

      이와 같이 전례력을 지내는 이유는 이미 와 있는 하느님의 나라를 우리가 반복해서 지냄으로써 우리가 조금 더 그리스도와의 친교를 깊이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시작과 마침을 알고 깨어 있기 위해서다. 또한 오시기로 약속하신 그분을 맞이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작을 위하여 전체 과정과 마지막을 그려본다는 것을 행복한 일이다.

      간혹 한국에 다녀오는 분들의 입을 통하여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외국에 다녀온 기분이다.’ ‘시카고에 오니 집에 온 것 같다.’ ‘이곳이 고향이다.’ 며칠 지내지 않는 저도 이곳이 편안하고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니 오죽하겠는가! 그러나 편안하다고 해서 안주할 수는 없다. 이곳도 지나갈 곳이기 때문이다. 눈을 감고도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있고, 언어나 문화가 편안해졌다고 해도 복음을 위해서라면, 구원을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고, 어느 곳이든지 잠시 머무는 곳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어야 한다. 그것은 그리스도를 내 삶에 옷 입듯이 입고 사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일들로 혹은 일용직의 어려움으로, 신분상의 긴장감으로 힘이 들고 지친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대림시기가 시작되었다. 우리 마음의 멍에를 어떻게 참 평화로 바꿀 수 있는지를 깨닫고 준비하는 시간이다. 우리가 처음 믿을 때보다 우리의 구원이 더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을 깨닫고 우리 안의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어야 할 때가 되었다. 창을 쳐서 낫을 만들어야 한다. 이웃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소망과 믿음이 자리해야 한다. 하느님 나라에 대한 우리의 열망이 어떤 것인지를 모든 민족들 앞에서 증거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주님의 평화를 맛보고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창조되는 것임을 고백하기를 바란다.

      이제 매일의 미사와 주일의 미사를 통하여, 성사의 은총을 통하여, 죄의 길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얻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매일 기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양분을 얻어야 하며, 힘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힘으로 하느님과 이웃에게 봉사해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심장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주님의 자녀로서 구원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첫걸음이며, 영원한 여정의 동반자가 될 것이다. 주님 저의 마음에 당신의 영을 담아주시어, 믿음의 길, 소망의 길, 사랑의 길을 매일 실천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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