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쟁 이
저 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 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 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알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 할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다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수 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담쟁이 -도종환 –
담쟁이 잎 하나…..
절망의 저 벽을 오르는 그 잎 하나는
바로 십자가 지고 앞장 서 가시는 주님이시다.
우리는 그저 그 분 뒤를 따를 뿐……
왜, 나만….
이라고 말 하지 말자….
그렇게 서로 서로의 십자가로 손 잡고
우리 모두 함께 오르는 저 벽…..
왜 나만…이라고 말 하지 말자…….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