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사무 5,1-3 콜로 1,12-20 루카 23,35-43
희망과 영원한 생명의 왕으로 오신 주님
왕에게 대한 나의 인상은 어떤 것인가? 지금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 예수님께서 왕이라고 표현되는데, 나는 그분을 어디서, 어떻게, 무엇으로 인하여 왕으로 고백하게 되는가?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마다 이 질문의 답을 생각해 본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이로써 하느님의 나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다짐해보게 된다. 그분의 나라는 분명한 목적지로 나타난다.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하느님의 나라다. 신학적인 증명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뜻을 고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청하는가? 간단명료하면서 꼭 필요한 것을 청하고 있음을 주님의 기도를 통해서 다시 깨닫는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가 서로 용서하듯이 저희를 용서하시고,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이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분께서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그 내용은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깨닫게 도와준다.
사람들 앞에서 정직할 수 있다면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며, 행복한 사람이다. 그 모습을 예수님 앞에서 발견하는 동시에, 나의 모습 속에서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다른 모든 사람들 – 종교 지도자들, 병사들,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 십자가에 매달린 죄명 패까지도 – 이 예수님을 조롱하면서 몰아세우고 있는 순간에, 함께 매달린 다른 죄수는 예수님의 모습을 인정한다. 그리고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청한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자신을 알아주어서가 아니라 진정 생명을 찾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을 주시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개인기나 숨겨진 카드 하나 정도는 꼭 갖추어야 한다고 종용되고 있다. 이것은 연예인들의 세상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생활 속에서도 담겨진 것이다. 그렇다고 무슨 신비주의를 만들어 보자는 것은 아니다. 서로에게 매력을 줄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부부끼리도 그렇듯 준비하면서 살아가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빗장을 걸어 경계하며 살아가는 모습도 있다는 것을 바라보게 된다.
자신의 처지가 어둡기 때문에 타인들도 부정하거나 의심하는 경우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빛으로 오신 주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으로 인하여 우리도 빛으로 나아오게 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은 성경을 통하여 우리에게 주어진다. 하느님의 참 모습을 우리에게 전해주시는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시는 하느님의 외아드님이시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하느님께 대한 신뢰심으로 권위를 갖고 우리에게 다가오신 분이시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특히 죄인들은 예수님께 나아오게 되었고, 어둠에서 벗어나 참된 빛 속에서 거닐게 된 것이다.
이렇듯 우리에게 희망과 영원한 생명으로 오신 주님이야 말로 ‘왕 중의 왕’으로 나타나신다. 우리는 그분의 모습을 알기에 있는 그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쉽게 증명하지 못하지만 느낄 수 있는 주님의 가르침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신앙인이라는 것을, 그리스도 신자라는 것을, 증거 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소망하는 것을 신앙의 이름으로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것을, 아버지의 뜻이 드러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로써 우리도 정직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아버지의 빛을 세상에 드러내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