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구도

[정하상성당]

가을의 구도
< 노천명 >

가을은 깨끗한 새악시처럼
맑은 표정을 하는가 하면
또,
외로운 여인네 같이 슬픈 몸짓을 지녔습니다.
바람이 수수밭 사이로
우수수 소리를 치며 설레고 지나가는 밤엔

들국화가 달 아래 유난히 희여 보이고
건넛마을 옷 다듬는 소리에
차가움을 머금었습니다.

친구여 !
잠깐 우리가 멀리합시다.
호수같은 생각에 혼자 가마안히
잠겨보고 싶구려…..

곽인근 다니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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