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Prayer_contemplation 차 신부님의 사순절 묵상집 – 사순 제2주간 금요일(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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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상성당

      변화의 대사건


      흔히 연말이 되거나 새천년기를 준비할 때 지난 순간들에 대한 기록들을 검토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지난 해 우리 본당에서 25주년 기념행사와 더불어 책자를 준비하면서도 그동안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하여 정리하였으니 말이다. 이렇듯 10대 사건이나 잊지 못할 추억들을 기념한다는 것은 자랑거리를 찾아내거나 우상화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점검이며, 지금의 모습 속에서 새롭게 힘을 충전하는 일이 된다. 그렇다면 사순 시기를 살아가면서 기념하거나 준비하거나 정리해야 하는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내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는 사건들은 어떤 것들이었을까?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모든 사건들은 우리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는 지각 변동과 같다. 처음 학교에 가거나 졸업을 할 때, 결혼을 하거나 취업했을 때, 새로운 삶의 환경으로 이사했을 때, 승진이나 성공을 했을 때 등등. 그러나 오늘 아기에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 결정적이거나 큰 사건은 없을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다가오실 아기 예수님의 모습을 처음 듣게 되는 사건에 서 있게 된다. 모든 세대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모든 것을 변화시키기 위해 오실 아기의 잉태 순간을 함께 기뻐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사순 시기의 엄격함 속에서도 이 기쁨은 더욱 힘을 지니게 된다. 예수님의 이야기 속에서 영원히 끝나지 않는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는 첫 번째 장이 마리아의 수태고지를 통하여 전달되는 것이다. 가장 작은 고을 나자렛 시골의 소녀에게 들여오는 소식은 그야말로 쓰나미 같은 사건이 된다.

      마리아는 자신에게 이루어지는 일들에 대해서 그것도 전 인류에게 이루어질 하느님의 뜻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녀는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 며칠 전 요셉을 통하여 믿음을 확인하였듯이 마리아는 요셉의 단짝으로 믿음의 삶을 증명해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곧 예수님의 삶이 증명 된 후에야 마리아는 자신의 신앙의 순결함을 이해하게 된다.

      우리 앞에 십자가의 길이 놓이게 된다면 우리는 마리아처럼 혹은 그보다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리가 무엇인가의 창시자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대단한 믿음으로 나아가야하기 때문이다. 이 믿음은 희망이 있는 믿음이며, 확신이 가득한 믿음이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도 좋은 믿음을 뜻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약속을 얻어낼 수 있는 놀라움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인류가 위험에 처하게 되었을 때, 그 누구도 그것을 알지 못하였다. 그런데 하느님의 천사가 소녀 마리아에게 나타나 성령으로 인한 세상의 구세주를 잉태하여 낳게 될 것이라고 말해주는 사건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 것은 진정 인류를 위한 대사건이다. ‘전적인 수용’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체험하기를 소망해본다.



      (기도)

      주님, 저에게 친숙한 내용이 되어 있다고 해서 성경에서 나타나는 사건의 가치를 습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하소서. 나 자신의 삶이 마리아의 처지에서 천사의 수태고지를 듣는 상황에 대입시켜 마리아가 응답한 모든 삶을 깊이 묵상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당신께서 우리에게 내려주신 모든 사람들과 사건들 속에서 당신을 발견하고 받아들이게 하소서.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우리가 당신의 수태고지가 아니라 예수님의 전체 구원의 삶을 통하여 믿음의 삶을 살아가도록 빌어주소서.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손으로 만들어진 존재입니다.”(루카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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