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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12, 2010 at 10:41 am #16670정하상성당
10-10-10
# 가을.잊고 지내던 옛 친구를 우연히 만난 것처럼
그 낯설음이 반가워 손을 흔들어 봅니다.어색하기도 하지만,
다시 만난 인연이 신기하여 기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삶이 늘 새로운가 봅니다.가을 하늘엔
그리움이 녹아 있습니다.
그 그리움들이 모두가
기도이게 하소서 !# 10-10-10 07:30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기 시작한
시카고 다운타운 한복판
청명한 가을 하늘아래, 흰 구름은 흐르고,
코발트빛 투명한 미시간 호수를 옆에 낀
Grant Park 출발선에
The 33rd Chicago Marathon 출발 총성이 울린다.
48,000여 선수들이 구름처럼 모여
힘찬 발걸음을 내 디딘다.고층건물 이골목 저골목에 펼쳐진
샛노랑 단풍들의 황홀한 풍경
그것은 차라리
꽃이고 노란 이슬 뭉텅이고
노란 별들이다.언론들은 일제히 보도한다.
세계 최대, 최다인원이 참가한 가운데
고층빌딩 숲 다운타운 走路 연도엔 1.5 million Spectators들이
Rock Band Music 과 뿔피리, 딸랑이를 불어대며
Good job, Guys !! 를 외친다.
열광의 도가니에서
뜨거운 불길이 용솟음 친다..
아침기온 60도이지만, 낯엔 80도를 넘는 무더위라 한다.하늘은 높아가고, 마음은 깊어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나무여…바람이여…
잎이 질 때마다 한 웅큼의 시들을 쏟아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하늘은 높아 가고
기도는 깊어 가네.# 달려라 ~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 !
가톨릭마라톤 동호회 회원 9명도
함께 출발선에 선다.또다시 백팔번뇌를 거듭하고
넘어졌다 다시 일어서고를 반복하면서
기나 긴 고통의 터널을 지나
환희가 기다리는 휘니시 라인을 향한다.연두색 선명한 쬬끼의 추기경님 친필 휘호문구가
전 세계인의 눈에, 카메라에 잡히리라…오늘 단풍들과의 아름다운 만남.
그들의 눈부신 장관을 바라보며 달리면서
나는 또 한번 깊은 고독에 빠져든다.
가을은 나에겐 참으로 이상한 계절이다.
그래도 고독은…그 배경이 가을이라야 제 맛이다.# 땀과 눈물과 고통의 지옥길 ~
머나 먼 26,2마일 마라톤 풀코스
모든 달림이들이 부상없이 완주하기를 꿈꾼다.
그러나….완주를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20마일 이후 또다시 걷고있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싫다. 정말 밉다.첫 마라톤 완주이후
마눌님은 응원조차 나오지 않아 섭섭하지만
이해하기로 했다. 응원이 뛰는것보다 몇배나 더 힘든다는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때.. 마눌님이 그랬다.
남들은 다 들어 오는데….우리 영감은 ……..??
아무리 기다려도 들어오지 않는다며
.투덜투덜…안절부절 하며 하던 말-.” 다음엔… 차라리 내가 뛰고 말거야 ! “
# 마라톤 이란 ??
마라톤 이론가, 세계적인 선수 그리고 아마츄어들은 마라톤을 인생과 비유하기도 하며
또한, 이렇게도 말한다– 마라톤은 매우 카리스마적인 운동이다.
거기에는 모든것이 있다.
드라마가 있고, 경쟁이 있고, 동지가 있고, 영웅주의가 있다.
모든 조거들이 올림픽 챔피언을 꿈 꿀수 없지만
완주의 꿈은 꿀 수 있다.– 나는 내 영웅을 만났다. 그는 바로 나였다.
– 마라톤은 스포츠가 아니다.
가장 다이나믹한 참선이요, 철학이다.– 다섯시간 넘게 머나 먼 길을 달린 오늘의 기억은
내 모든 근육과 세포 구석 구석에 새겨질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 내 의지와 이성이 약해지고 희미해 질때,
그땐 몸이 기억하고 있는 오늘의 힘과 용기가 나를 이끌어 갈 것이다.
내 자신을 넘어서는 이러한 경험이 중요한 것은
이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두번 다시 마라톤을 뛰지 않을 것이다.(오프라 윈프리)
– 인간이 아름다울 때는 땀 흘릴때와 무엇엔가 집중해 있을때이다.
마라톤은 두가지를 충족시킨다.– 달리기는 정신과 육체를 순수하게 가다듬는 일종의 자아여행.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완전한 개혁이다.
계속 이어지는 단조로운 발걸음 속에서 자신의 육체에 대해 느끼고
자연과 교감하고, 고통의 단계이후에 머릿속이 깨끗하게 비는것을
체험하면서..명상의 단계에 이른다.– 마라톤이란…한 걸음, 한 걸음 결승점을 내 두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 나가는 것.
혼신의 힘을 다 했다고 내 나름대로 납득하는 것.
그리고 묻는다.
” 너는 이 정도로 진지하게, 이 정도로 전력을 다 해 살아본 적이 있는가 ?”# 주로에서의 마라토너- 이모 저모.
– 5마일을 지났을까 .. 한쪽다리를 의족을하고
한 남자가 성큼성큼 진지한 자세로 달리고 있다.
그의 얼굴은 어린아이처럼 너무도 편안하기만 하다.
불평 불만의 그림자를 읽을 수 없다
무엇이 그를 달리게 만들었을까 ? 달리면서 골돌히 생각해 본다.– 몸집좋은 아줌마 열심히 달린다.
누가 오육십대를 눈물겹게 저무는 황혼이라 했나..
아직도 사랑앞에 서면
북소리처럼 둥둥둥~ ~
울리는 가슴인데……
그녀 등판엔 이렇게 쓰여있다
CAUTION : My Vehicle makes frequent Stops !– 세명의 파리지엥이 20피트 높이의 에펠탑 모형을
떠 받치고 달리고, 또 달려서 드디어 휘니시라인을 넘는다..
왜 그렇게 달려야 하나.. 골돌히 생각케 한다.
마라톤은 참으로 알 수 없는 운동이다.– 사랑하는 데레사자매가 8마일지점에서 울고 있었다.
함께 참으면서 달리자고 했지만, 무릎이 깨지는 등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것 같아 마음이 몹시 아팠다.
달림이들에겐 ‘오버 페이스’ 가 걸리면 죽음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아~ 불쌍한 불나방 데레사 !
주님 ! 데레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평화를 주시옵소서…..아멘!
(*주 : 불나방 : 컨디션이 너무 좋을 때, 출발때 너무 빨리 달리다.. 중반에 기진맥진..파르르… 꺼지는)– 12마일 지점에서 이희재 토마스형제를 만난다.
첫 완주에 도전하는 형제님이 의욕이 앞서 나가더니
속도가 서서히 줄어들어 반갑게도 조우하게 된다.
이후 토마스형제와 나는 함께 산 넘고, 물을 건너,
가시밭길도, 자갈길도, 진흙탕 길도
함께 넘어지고 딩굴며 겸손되이 노를 저어~ 저어
앞으로 앞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토마스형제님의 첫 머리올린 완주를 기뻐하며
뜨겁게 축하인사 드린다.
70년 1개월 6시간 5분 59초 걸려서, 26.2마일 풀 마라톤 코스
대망의 휘니시 라인을 두다리로 처음 건넜다.주님 ! 토마스를.. 어여삐.여기소서.!
# 완주 기록1ST Place Sammy Wanjiru (KEN) 02:06:24
Bib 762 이수일 마루치아노 (코치) 03:48:11
39,082 한상도 사무엘 (회장) 04:15:10
13,427 정효철 프란치스코 04:22:34
21,956 이미란 데레사 05:54:02
32,661 곽인근 다니엘 06:05:59
이희재 토마스 06:05:59 (비공인)
19,174 홍순완 비오 06:11:10
홍순완 딸
35,552 김지민 데레사 03:23:55 (비공인)# 나는 가을을 좋아 합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낙엽과 열매가 같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인의 사랑을 받는 열매와
다시 땅으로 떨어져
내일을 기약하는 낙엽이 함께 있는 가을처럼나는 오늘 이루지 못한 일에 실망하지 않고
다음을 기약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늘 기억하자 !
– 인생은 우리가 얼마나 오래 살며, 숨 쉬었느냐에 달려있지 않고
얼마나 숨 막힐 정도의 감격적인 순간을 보냈느냐로 측정된다는 것을 !– 누가 육십대를 눈물겹게 저무는 황혼이라 했나…
아직도 사랑앞에 서면
북소리 처럼 둥둥둥 ~ 울리는 가슴인데……# 마침 기도를 바치며
– 무더운 날씨, 컨디션 좋지 않음 등등 모두가 핑계였고
나 자신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시카고 마라톤은
나에게 또 다른 환희와 내일의 희망을 낳으며 힘겹게 마무리 되었다.여섯시간을 쉼 없이 달릴 수 있는 두 다리와 심장을 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26.2마일을 좌절하지 않고 달려 낼 수 있을것이라는 믿음을 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나의 근거없는 믿음을 오늘의 결과로 보여주신 주님, 감사합니다.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오늘 하루도 저물어 갑니다.
지금 이 순간까지 베풀어 주신 주님의 사랑에 감사하나이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저희에게 강복하시고
이 밤을 편히 쉬게 하소서. 아멘 !# 관련사진
– 마라톤클럽 전용사진첩 참조.
여러 형제,자매님의 따듯한 성원에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리포터 다니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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